[단독]맘대로 없앤 남의 묘…징역 3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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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성묘 준비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오랜만에 찾은 조상의 묘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이런 기막힌 일이 제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김정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에 사는 임남규 씨는 명절만 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루아침에 조상의 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임 씨 증조할머니의 묘가 있던 자리입니다. 봉분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수풀만 무성한 상태입니다.
코로나와 건강 문제가 겹쳐 한동안 성묘를 못 갔더니 누군가 묘를 파헤치고, 유골은 태워 인근에 뿌린 겁니다.
[임남규 / 피해자]
"발굴된 유골까지 그렇게 함부로 훼손한 얘기를 듣고 말도 못하게 큰 충격을 받았죠. 화를 참지 못할 정도로 분노가 올라가서 (약을) 처방받고 지금까지도 먹고 있습니다."
70대 토지주는 한 업체에 "관리 안 되는 봉분이 있으니 개장을 해달라"며 돈을 줬다고 주장합니다.
[토지주]
"(업체가) 처리하겠다고 하대. 자기가 다 알아서 다 처리하면은, 우리는 아무 생각 안 했어. 돈 700만 원 딱 보내요."
이 업체는 차에다 '골치 묘 해결' 문구 등을 써붙이고 다니며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불법 개장 사례는 더 있었습니다.
2020년 잡초 무성한 묘가 있던 들판이 2년 뒤에는 과수원이 돼 있습니다.
역시 동의 없이 묘를 파내고 개발한 것인데 같은 일당의 소행입니다.
오래된 무덤의 경우 고인의 신원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 문서를 꾸며 무덤을 파헤쳤습니다.
[읍사무소 관계자]
"친척 관계라던가 사진이라던가 그런 거 전부 다 (확인)했고, 묘에 대해서 진짜 친척인지 아닌지는 서류로만 보니까 모르잖아요."
이들이 무단으로 개장한 묘지는 제주에만 8곳입니다.
재판부는 묘 훼손을 지시하고 실행한 업체 관계자에게 최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김찬우
영상편집: 김문영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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