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기다린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 1심 패소

동양증권 사옥 전경. 2013.10.17 <이충우 기자>

옛 동양그룹의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지숙)는 19일 피해자 1246명이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낸 증권 관련 집단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피해자들이 소송을 낸 지 8년7개월만이다.

동양그룹 사태는 지난 2013년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이 연달아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면서 발생했다. 동양그룹은 부도 가능성을 숨기고 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대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은 2014년 6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대표당사자의 자격 등을 문제 삼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권리까지 구제되기 때문에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소송을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2021년 10월에서야 처음으로 변론이 시작됐다.

한편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고 2021년 만기 출소했다. 동양증권은 지난 2014년 대만계인 유안타금융그룹에서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