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삭감' 오승환, 백지위임 진정성 위해 필요한 '명예회복'

고유라 기자 2023. 1. 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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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오승환(41)의 2023시즌 연봉을 결정했다.

삼성이 오승환의 연봉을 '결정'한 건 그가 백지위임 뜻을 구단에 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1일 "오승환이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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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오승환(41)의 2023시즌 연봉을 결정했다.

삼성은 19일 "오승환의 올해 연봉은 14억 원"이라고 밝혔다. 오승환의 지난해 연봉은 16억 원이었는데 2억 원이 삭감됐다.

삼성이 오승환의 연봉을 '결정'한 건 그가 백지위임 뜻을 구단에 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1일 "오승환이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오승환은 삼성과 협상을 진행하다 백지위임 의사를 전하고 10일 일본 오키나와 개인훈련에 나섰다. 삼성은 팀 레전드라는 위치와 지난해 오승환의 하락한 성적 사이에서 고민한 끝에 연봉을 소폭 삭감하는 선에서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승환의 옵션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삭감 대신 옵션으로 보상받은 것 아니냐', '연봉이 실질적으로 인상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쏟아졌다. 오승환의 백지위임에 진정성이 흐려질 여지가 생긴 것. 삼성 관계자는 "옵션이 있지만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2023시즌이 무척 중요해진 이유다. 그는 2021시즌 44세이브로 리그 세이브왕을 탈환하면서 연봉이 11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오승환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세이브는 31개로 리그 4위였지만 블론세이브가 7개로 리그 최다 1위였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 이상으로 오른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팀도 2021시즌 2위에서 2022시즌 7위로 처지면서 여러모로 삭감 요인이 많았다. 오승환 역시 삭감 대상자였다. 삼성은 고민 끝에 오승환의 연봉을 삭감하고 그 대신 옵션으로 올해 오승환이 명예회복을 할 길을 열어준 셈이다. 최근 계약 트렌드에 비하면 옵션은 적은 편이다.

그만큼 삼성은 올해 오승환의 활약을 여전히 믿고 있다. 팀은 오승환의 백지위임을 공개하며 "올 시즌 KBO통산 400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에 도전하게 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결국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먼저다. 오승환이 철벽 마무리의 이미지를 회복하며 대기록을 가벼운 마음으로 축하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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