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다보스포럼 연설...“공급망 복원력 강화 시급, 한국은 핵심 파트너”(종합)

김문관 기자 2023. 1.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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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단독 특별 연설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 제하의 연설에서
기후 위기 극복 관련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에 주목”
국가 간 보건 격차 해소, 디지털 질서 정립도 강조
9년 만에 대면으로 우리 정상 연설

윤석열 대통령 19일(이하 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2023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이하 다보스포럼) 단독 특별 연설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대상으로 범세계적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국제협력 방안에 관해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호혜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라며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역시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 위기 극복과 관련해서는 “최근 에너지 안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는 서로 상충되는 목표가 아니다”라며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써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국가 간 보건 격차 해소, 디지털 질서 정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단독 특별연설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에서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 위기 대응 및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자유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과 연대의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복합위기에 놓여 있다”며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 기술 패권 경쟁과 다자무역체제의 퇴조에 따라서 공급망이 분절화 양상을 보이며 재편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공급망의 교란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의약품은 물론 산업의 기반인 반도체와 핵심 광물, 인류에게 꼭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 자원 등의 공급 충격이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됐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안보, 경제, 첨단기술에 관한 협력이 국가들 사이에서 패키지로 운용되면서 블록화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며 “기후변화의 위기, 보건과 디지털 격차는 세계시민의 자유,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도전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가 더 강력하게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다”라며 “안보, 경제, 첨단과학 기술의 경계선이 사라지면서 B2B(기업 간 거래) 형태의 기업 간 협력뿐 아니라 각 국가 정부와 민간기업이 서로 교차적으로 원활히 협력하는 G2G(정부 간 거래)와 G2B(정부와 기업 간 거래) 형태의 협력 체계가 절실해 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분절된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도 세계 경제의 성장과 인류의 자유 확장에 기여해 온 자유무역 체제는 절대 포기해서 안 되는 글로벌 공공재”라며 “장벽을 쌓고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해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과거 세계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물경제의 지나친 금융화와 양극화라는 문제를 노정시키기는 했다”며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다자주의에 기반한 자유무역 체제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품과 자본, 지식과 정보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다양성을 보장하고 연결성을 확대해서 작은 블록을 점점 더 큰 블록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저탄소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자유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호혜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다.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역시 자유와 연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보편적 규범을 준수하면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함께 공급망의 안정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의 극복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기후 위기의 극복은 전 세계의 공통 언어가 됐다. 세계 주요국은 넷 제로(net zero) 목표로 잡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에너지 안보가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안보는 서로 상충되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써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원전은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며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전 기술력과 시공, 또 운영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기술이 필요한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정 수소에 대해서는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며 “수소는 철강, 화학, 해운 등 감축이 어려운 분야에서 탄소배출 저감의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중동, 유럽 등 그린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진 국가들과 한국, 일본과 같이 수소 활용에 앞서가는 국가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청정 수소 인증 제도의 설계, 수소의 생산, 활용, 유통에 관한 표준과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가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19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특별연설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한국은 보건 위기 대응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고, 팬데믹 대응 역량의 국가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특히 팬데믹 예방과 대응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고, 백신 생산역량을 높이기 위해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며 미래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디지털 격차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여 디지털 기술이 세계시민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하여 글로벌 디지털 질서의 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 기술을 향유할 권리를 인간의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발생하는 새로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원칙을 제시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정부의 데이터와 민간의 서비스를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주요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 글로벌 기업인, 학계와 시민사회 리더들이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밀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번 한국 정상의 특별연설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9년 만에 대면으로 이뤄진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엔 전 세계 정·관·재계에서 30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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