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배달앱 ‘후기·별점’ 필요악?

KBS 지역국 2023. 1. 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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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최근 온라인에서 한 배달앱 후기가 논란입니다.

짬뽕을 배달시킨 한 손님, 배달앱 요청사항에 홍합을 빼달라고 적었는데, 요청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별점 1점을 주면서 짬뽕을 버렸다고 후기를 남겼는데요.

여기에 달린 사장 댓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바빠서 요청사항 못 봤네요, 손 없어요? 홍합 못 빼요? 먹여줘야 하나요?"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장님 대처가 실망스럽고 미흡하다", "(만약) 홍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면 홍합이 우러난 국물 자체를 먹지 못한다"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앞선 사례와 같이 자영업자의 대응이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후기, 이른바 별점 테러가 문제가 될 때도 많습니다.

공깃밥에 공기가 없다며 별점 1점, 배달앱 알림 때문에 게임에서 죽었다고 1점, 사장님이 자전거 타고 배달와서 밥맛 떨어졌다고 1점, 이렇게 소비자들이 황당한 이유로 남기는 악성 후기도 많은 겁니다.

자영업자들은 이런 온라인 후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목소리 직접 들어봤습니다.

[치킨집 운영 : "맘카페인가 그런 데 한 번 올라가서 시달린 적이 있었는데, 열심히 장사하는 분들은 리뷰에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손님의 말이 100% 맞다고 인정하고 대처하는 게 이익이더라고요. 손님이 화났을 때는 분노가 오래갈수록 입소문이 나빠지거든요."]

실제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악성 후기가 하나 달린 이후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다" "후기 때문에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스트레스 받아 죽을 것 같다" 이런 호소의 글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떨까요?

한국소비자연맹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배달음식점을 선택할 때 이용 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식점 정렬 순서를 후기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한다는 응답도 58%나 됐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후기를 보고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들은 만족했을까요?

3명 중 1명은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기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절반도 안 됐는데요.

서비스 같은 대가를 조건으로 후기 작성 이벤트를 하는 업체가 많고, 이런 후기는 신뢰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이렇게 돈을 주면 후기를 조작해준다는 홍보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넘쳐나는 배달앱 후기 문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미국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에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상호평가를 하게 돼 있습니다. 이것도 좋은 방안 중에 하나라고 볼 수가 있고요. 또한 애플리케이션 사업자가 (사업자 전용) 고객센터를 만들어서, 거기에서 악성 리뷰에 대해서 철저하게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점검하고 빠르게 조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배달앱들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요기요'는 AI가 허위 후기를 판단한 뒤 자동 비공개 처리, 전담 부서에서 다시 한번 직접 검수 과정을 거칩니다.

'쿠팡이츠'는 악의적 후기를 차단하고 작성자를 이용 제한하고요.

'배달의민족'은 배달과 음식에 대한 후기를 분리하고, 소비자 별로 남긴 후기와 평가 점수 이력을 공개했는데요.

악성 후기에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는 자영업자도 많아졌습니다.

"인신공격하는 후기를 경찰에 신고했고 악성 후기 작성자가 벌금 50만 원을 내게 됐다" 이런 글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솔직한 평가 공유를 통해 자영업자들은 부족한 점이나 잘못된 점을 고치고, 다른 소비자들에게는 음식점 선택에 도움을 준다.

배달앱 후기의 순기능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영업자를 향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는 배달앱 후기.

상대방을 굴복시키기 위한 '후기'와 '별점'을 과연 제대로 된 평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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