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포커스M] "생이별한 엄마 찾아요"…출산율 꼴찌인데 아동 수출 세계 3위
【 앵커멘트 】 최근 합계 출산율이 0.8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한국은 이 분야에서 단연 꼴찌 수준이 됐죠. 반면 우리나라가 해외로 보내는 입양아 수는 세계 3위입니다. 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해외로 보낸 입양아는 공식 통계만 17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까요. 해외로 입양돼 친부모를 찾는 두 분을 만난 이혁준 기자가 우리나라 입양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포커스M입니다.
【 기자 】 유원희 씨는 서울 청운동의 해외 입양인 게스트하우스 '뿌리의 집'에 한 달 넘게 머물고 있습니다.
76년생인 유 씨는 부산 남광보육원에서 생후 5개월에 네덜란드로 입양 갔습니다.
양모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18살에 집을 나온 유 씨, 힘들게 대학을 마치고 안정된 직업을 가졌지만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 인터뷰 : 유원희 / 네덜란드 입양 - "어머니 잘 있길 바랍니다. 보고 싶어요."
50대 후반인 김정아 씨는 1966년 경기도 안양보육원에 들어갔다가 13살 때 노르웨이인 부부가 데려갔습니다.
김 씨는 양부로부터 성학대를 당했고 24살 때 노르웨이 정부에 신고해 양부모와 결별했습니다.
진짜 가족을 찾고 싶은 김 씨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 인터뷰 : 김정아 / 노르웨이 입양 - "저는 김정아입니다. 내 사진입니다. 가족을 찾고 싶습니다."
최근 해외 입양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학대 경험은 무려 3명 중 1명꼴, 사정이 이런데도 국내 입양기관들은 서류 조작까지 해가며 해외로 보냈습니다.
▶ 인터뷰 : 한분영 / '덴마크 입양인 진상규명' 공동대표 - "고아 아니지만 고아 호적 만들고 쉽게 보낼 수 있게, 그런 경우 많아요. 서류상으로는 고아인데, 실제로는 살아 있는 부모 있고…."
2020년 기준 해외로 보낸 입양아 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3위로, 인도·중국보다 많습니다.
해외 입양이 줄지 않는 건 입양 대상 아동을 여섯 달 동안 국내에서 입양하지 않으면 해외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국내 입양에서는 여자 아이, 생후 1년 미만을 선호하며 불균형이 심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2005년부터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정하고 국내 입양엔 지원금을 주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김도현 / 뿌리의 집 대표 - "국가가 입양의 날을 앞세워서 입양이 마치가장 좋은 유일한 해법인 것처럼 정책을 설계하고 제도를 만들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양 아동 가운데 85%는 미혼모의 아이입니다.
▶ 인터뷰 : 노혜련 /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 "한 지지체에서는 5명의 친생부모를 상담하면 4명이 아이를 키우는 결정을 했어요. 혼자가 아니라 같이 키울 수 있는 지원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면 잘 키우는 경우들이 많죠."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2003년에 문을 연 이곳 게스트하우스엔 5천여 명의 해외 입양인이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다녀갔습니다."
생이별이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신성호 VJ 영상편집: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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