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임대인·임차인 동원”…44억 원 상당 전세 대출 사기 일당 검거
[앵커]
허위 서류로 44억 원 상당의 전세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한 뒤 관련 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받아 돈을 가로챘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시 양천구의 8층짜리 다세대 주택.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60대 A 씨는 이곳에 살 예정이라며, 시중의 한 은행으로부터 전세 대출 1억 3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A 씨는 전세대출 사기를 위해 모집된 가짜 임차인이었습니다.
집을 전세로 내놓은 임대인 역시 공범이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전세자금 대출 사기 조직 15명을 붙잡아 총책 B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14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 B 씨는 모집책을 통해 서울과 제주 등에서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일명, '무자본 갭투자' 형식으로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 오피스텔 등 차명 부동산 14채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허위로 만든 전세계약서와 임차인의 소득 증빙증명서 등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뒤 돈을 가로챘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이 2019년 8월부터 2년 동안 29차례에 걸쳐 가로챈 전세 대출금이 44억 원에 이릅니다.
[김항년/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 "범행에 가담한 임차인들의 대출금을 자신에게 투자하면 매달 일정액의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하여 이마저도 가로채는 등 대출금 44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하는 전세 대출의 경우, 관련 서류만 있으면 대출 실행이 쉽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경찰은 추가 범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대출 보증 기관과 시중 은행에도 대출 심사를 강화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그래픽:정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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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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