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그후… 부의 63%, 상위 1%가 먹었다  

이지원 기자 2023. 1. 1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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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주 Weekly Global
짙어지는 양극화의 그림자
혹한기 맞은 美 빅테크 기업
이란, 경제난에 ‘의리 외교’ 실종
美 경제학자의 암울한 새해 전망
2020~2021년 새로 창출된 부의 63%를 상위 1% 부자가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이후 富의 지도]
부의 63%, 상위 1%가 먹었다

늘 그렇듯 위기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다. 가진 사람들에게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19 팬데믹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 지난 2년(2020~2021년)간 새롭게 창출된 부富의 63%를 상위 1% 부자들이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슈퍼리치의 생존(Survival of the Richest)'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전세계에서 42조 달러(약 5경2017조원)에 달하는 부가 새롭게 창출됐고, 이중 63%가량이 상위 1% 슈퍼리치에게 돌아갔다. 하위 90% 사람들은 단 10%의 부를 나눠가졌을 뿐이었다.

옥스팜은 "하위 90%인 한 사람이 1달러(이하 평균치)를 손에 쥘 때, 억만장자 한 사람은 170만 달러(약 21억원)를 벌어들일 만큼의 격차"라면서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매일 27억 달러(약 3조3439억원)씩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사이에도 전세계 17억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은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에 살고 있었다. 또 전세계 인구 10명 중 1명꼴(8억2000만명)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으로 옥스팜은 '부유층 과세'를 강조했다. 조세 제도야말로 부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배의 핵심이라는 거다. 옥스팜은 "슈퍼리치인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의장)에 적용하는 실질 세율은 각각 3.2%, 1% 미만에 불과하다"면서 "이들 억만장자에게 5%의 부유세를 부과할 경우 매년 1조7000억 달러(약 2014조원)의 세수가 발생하는데 이는 20억명을 빈곤에서 구할 수 있는 금액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옥스팜은 각국 정부의 변화와 선택을 촉구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1월 16일) 하루 전에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혹한기 맞은 美 빅테크 기업]
록스타처럼 돈 쓰던 그들의 현재

아마존·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올 한해를 힘들게 보낼 거란 주장이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기간 비대면 산업의 발달로 빅테크 기업들이 성장해 왔지만 2023년은 정부의 규제가 더욱 강화하고, 경기침체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올해 1만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실제로 빅테크 기업은 경기 침체에 대비하면서 긴축 경영에 나섰다. 메타플랫폼은 2022년 직원의 13%를 줄였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헬스케어 부문 계열사(베릴리)의 직원 중 15%를 정리해고할 방침을 세웠다. 아마존은 올해 1만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시선도 긍정적이지 않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빅테크 기업이 돈을 쉽게 벌던 시대는 지났다"고 꼬집으면서 "록스타처럼 돈을 쓰던 그들이 이제는 고정된 예산 내에서 노인들처럼 지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치열한 경쟁 구도 역시 빅테크 기업들엔 좋지 않은 소식이다. 리서치 회사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의 2022년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틱톡 등 신생 기업들의 비중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을 향한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과시켜 빅테크 기업을 향한 감시망을 더 촘촘하게 구축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이란의 변심]
경제난에 사라진 '의리 외교'

시리아에 석유를 싸게 공급해오던 이란이 석유공급가격을 확 올렸다. 서방국의 경제 제재에서 기인한 경제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시리아에 공급하는 석유 가격을 배럴당 70달러 이상으로 올렸다. 기존(배럴당 30달러) 대비 2배가 넘는 인상률이다.

이란은 석유 공급을 늘려달라는 시리아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유가 상승으로 이란이 시리아에 제공하던 '신용 한도'가 소진하자 이란은 외상 수출도 거부하고, 선불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오른쪽)과 후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사진=뉴시스]

이런 상황은 이례적이다. 2011년부터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의 독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전략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탈퇴하고 대對 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석유 판로가 막혔다. 경제 제재로 인해 이란 내 물가는 폭등했고, 빈곤율이 치솟았다. 이란으로선 시리아에 석유를 싸게 공급할 여력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에 비공식적 판로까지 생겼다. 현재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은밀하게 수입하고, 선불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란이 대중對中 석유 수출량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 바람에 전체 석유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이란에 의존하던 시리아는 최악의 연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유가 인상으로 식품 가격도 급등했다. 그럼에도 14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후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양국 관계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美 경제학자의 새해 전망]
인플레 꺾이긴 했지만…

미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다수의 경제학자는 여전히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경제학자의 61.0%가 12개월 내에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71명의 미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경기침체 전망은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63.0%)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WSJ는 "지난해 10월과 이번 조사 모두 역사적으로 높은 확률로 경기침체를 전망했다"며 "경제학자의 4분의 3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학자의 61.0%가 향후 12개월 내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사진=뉴시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낙관적으로 변했다는 거다. 미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12월 6.5%(전년 대비) 기록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말 3.1%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3.3%보다 0.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올해 미 연준의 금리인하를 예상한 경제학자는 51.0%로 지난 설문조사(60.0%)보다 소폭 감소했다.

브렛 라이언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일부 지표는 역사적으로 긴축된 노동 시장과 관련이 있어 연준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은 노동 시장과 물가 안정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 궤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실업과 급격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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