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반납 풍산개’ 혈세 낭비 논란에...광주시, 결국 예산 취소
실내 사육시설·진료장비 구매
광주시는 19일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풍산개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주재로 열린 기자 차담회에서 “풍산개 곰이·송강 보도와 관련해 1억5000만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밝힌 지 약 4시간 만에 예산안 상정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광주시 산하기관인 우치공원 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사육 중인 곰이·송강을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넘겨받고 우치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다. 우치동물원은 곰이·송강과 함께 두 마리 풍산개의 자식인 ‘별’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의 후손 2마리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
광주시는 1억5000만원 예산을 곰이·송강 등 풍산개 치료장비와 실내 사육시설 설치 등에 사용할 풍산개 관리계획을 세웠다. 진료장비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5000만원 상당으로 세부 품목별로는 △혈액분석기 2500만원 △치과장비 및 엑스레이 2200만원 △미생물 배양기 300만원 등이다.
곰이의 경우 방광결석 질환을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치과장비는 풍산개들의 치석제거에 사용된다. 혈액분석기는 국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일본산 제품을 선정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억원은 곰이와 송강 등 풍산개를 한데 모아 사육할 수 있는 시설을 세우는 비용을 포함해 △실내 환기장치 및 CCTV 설치 △모래·잔디 놀이터 조성 △구름다리·터널허들 등 마련에 쓰일 예정이다. 광주시가 의료장비 외에 1억원 상당의 실내 사육시설 예산을 배정한 배경에는 곰이와 송강의 도난 우려가 작용했다고 한다.
앞서 광주시는 곰이·송강 등 풍산개에 대한 억대 예산안 상정계획이 드러나자 뒤따른 비판에 “시는(예산담당관) 추경을 위해 부서에 추경 자료 제출을 요구한 적이 없는 상황으로 추경에 대한 예산 부서의 검토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다만, 풍산개를 보호하고 있는 우치공원에서는 현재 임시거처로 활용하는 장소가 열악하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보호할 건지 고민하고 내부적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했다.
곰이와 송강의 관리계획을 세우고도 추경안 상정을 위한 예산 부서와 검토·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예산안 상정 계획은 문영훈 광주시 행정부시장의 결재를 받아 사실상 추경 예산안 상정이 결정된 사안이었다.
광주시는 곰이·송강의 건강관리를 맡을 외부 동물병원 협진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해 놓고도 고가의 진료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광주시수의사회와 곰이·송강 등 풍산개에 대한 외부 협진체계를 구축하고 자체 치료 불가 시 전문 의료진을 투입할 방안을 내부 계획에 담았다.
또 곰이·송강을 치료하기 위한 외부 동물병원을 지정하고도 총 5000만원 상당의 의료장비를 사들일 방침을 세운 것이다.
광주시가 고가의 의료장비를 도입하면서 ‘혈세 낭비 논란’에 직면한 이유다.
광주시 관계자는 “곰이와 송강이 갑작스럽게 광주에 보금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운동장과 사육장 정비가 필요하고 다른 동물들 관리에도 사용할 수 있는 의료장비”라며 “사육시설 확충 예산 1억5000만원은 올해만 단기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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