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BTS·손흥민 참여했는데…기재부 황당 실수에 ‘고향사랑기부’ 시행 2년 미뤄질 위기

금투세 시행 유예하면서 실수로 고향사랑기부까지 미뤄
법제처·국회 모두 실수 발견 못해…국회서 법 다시 고쳐야

기획재정부의 어이없는 실수로 올해 예정됐던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세제 지원이 2년 미뤄질 위기에 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2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서 손흥민 선수에게 '카타르 16강 진출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유니폼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작년 말 고향사랑기부에 관한 세액공제 시행 시기를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과정에서 법 시행 시기를 규정한 부칙이 일부 맞물리면서 고향사랑기부제 시행까지 2년 밀리는 실수가 발생한 것이다.

엉뚱한 유예 사항이 담긴 개정안은 그대로 국회를 통과했다. 기재부는 물론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법제처와 최종 법률 개정 권한을 가진 국회 모두 이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현 상태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를 올해 시행할 수 없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 고향사랑기부 세액공제를 올해부터 시행하려면 국회에서 법을 또 바꿔야 한다. 기재부는 이날 세액공제 시행 시기를 2025년에서 2023년으로 환원하는 내용이 담긴 조특법 정부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법 정비를 서둘러 마치면 올해 제도 시행에 문제가 없고, 내년 연말정산에 고향사랑기부 세액공제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향사랑기부는 고향이나 학업·근무·여행 등으로 인연을 맺은 지역에 기부할 경우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 각 30만원씩 기부하며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했다.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축구선수 손흥민은 이달 5일 고향에 500만원을 기부했다.

또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은 고향인 광주 북구에 쾌척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각각 고향인 충북 음성군과 인천 옹진군 백령농협에 기부했다. 영화배우 유해진과 나영석 PD 등도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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