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人들이 쓴 135일의 기적… 포항제철소 완전 정상화
뻘밭 변한 여의도 3배 생산현장
포스코·협력사 직원뿐 아니라 민관군까지 토사 퍼나르며 지원
1년 더 걸린다던 압연모터 수리
모두 제모습 찾고 오늘부터 조업
하지만 그로부터 135일 만인 19일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17개 압연공장 복구를 모두 마치고 20일부터 본격적인 정상조업에 들어간다. 포항제철소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들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유입된 토사를 치우고 파손된 시설물 복구에 힘쓴 결과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인도 JSW가 자사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이던 설비를 가져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제철소의 핵심인 2열연공장 정상화를 앞당겼다.
■'초유의 사태' 혼연일체 대응
포스코는 도금 CGL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복구를 마치고 정상화를 완료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에 기록적인 폭우가 강물 만조시간대와 겹치면서 제철소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 포항제철소를 덮쳤을 때를 생각하면 상전벽해라는 평가다. 당시 포스코는 제철소가 창사 54년 만이자 첫 쇳물 생산 49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며 쇳물 생산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170만t의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매출 감소액은 재작년 연결 매출액의 2.7% 수준인 2조400억원에 달했다.
이에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물론 본사, 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들까지 나서 유입된 토사를 정리하고 파손된 시설물 복구에 힘썼다. 명장 등 전문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물과 뻘에 잠긴 설비들을 정비했다. 특히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모터를 1년 안에 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50년간 축적된 세계 최고의 조업·정비 기술력을 살려 조업 정상화에 물꼬를 텄다.
민·관·군, 지자체, 고객사 등 각계각층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소방청과 지자체에서 대용량 방사시스템, 소방펌프, 살수차 등을 지원했고 해병대를 비롯, 군도 병력을 투입해 복구를 도왔다. 고객사들도 복구장비는 물론 간식과 물품 지원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관계인 일본제철, 현대제철 등도 긴급한 상황에서 선재제품, 토페도카(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를 지원했다.
■최정우 회장 리더십 빛났다
특히 최정우 회장은 전면에 나서 복구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포항제철소의 핵심인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여의치 않아 정상화에 1년 이상 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활동 중이던 인도 JSW 사쟌 진달 회장의 협력을 이끌어내 JSW가 자사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이던 설비를 포스코가 먼저 구매할 수 있도록 양보를 얻어냄으로써 복구일정을 앞당겼다. 최 회장은 포항제철소를 찾아 직접 작업복을 입고 토사를 퍼내기도 했다.
포스코는 고객사들의 수급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해외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창의적이고 도전적 솔루션을 찾아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수급상황을 고려해 공장 복구를 시행했다. 또 철강 ESG 상생펀드, 상생협력 특별펀드를 재원으로 25개 수해 피해기업들에 437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으며, 24개 협력사에 202억원의 신규 설비 구매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은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이 포항제철소 조기 정상화를 이뤄낸 임직원들 모두가 포스코의 자랑스러운 영웅"이라며 "포스코를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신 정부, 지자체, 국민들 모두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국가경제 활성화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파트너사들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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