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유사 기름값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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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한 햄버거 가게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우선 이 문장이 성립되려면 '정유사들이 본점-직영점의 관계처럼 주유소 휘발유값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정유사가 기름값을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다.
사실 국내 휘발유값이 오른다고 정유사가 이득을 크게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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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논쟁이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도 '뜨거운 감자'인 '정유사-기름(휘발유)값' 논쟁이다. 휘발유값이 올랐다는 기사가 올라오면 어김없이 "정유사가 휘발유값 올려 폭리 취하는 거 지긋지긋하다"는 류의 댓글이 달린다.
이들의 논리구조는 '대부분 정유사들이 휘발유를 저장하고 있다가 원유 가격이 오르면 빠르게 올리고, 반대로 원유 가격이 내리면 천천히 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 우선 이 문장이 성립되려면 '정유사들이 본점-직영점의 관계처럼 주유소 휘발유값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주유소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자영주유소(82%), 개인 등이 운영하는 알뜰주유소(11%),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정유사가 가격 결정권을 가지는 곳은 직영주유소로 나머지 93%에 대해서는 결정권이 없다. 따라서 정유사가 기름값을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다.
사실 국내 휘발유값이 오른다고 정유사가 이득을 크게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정유사들은 통상적으로 매출의 60%를 수출에서, 40%를 내수에서 벌어들인다. 그런데 내수 물량 중에는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해 등유, 중유, 항공유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1월 정유사들의 내수 판매 물량 중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불과했다. 배럴당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정유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휘발유값이 비싸다는 비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맹목적인 비난은 개인에게도, 정유사에도 힘 빠지는 일이다. 마치 햄버거 가게에서 "왜 가격을 마음대로 올려 파느냐"고 따지는 손님과 "오해"라고 답하는 종업원처럼 말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산업IT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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