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고독이 깃든 서재···아내가 쓴 집과 삶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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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별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아내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이 가장 기뻤던 해는 1974년이었다.
셋방살이부터 시작해 일곱 번의 이사를 거쳐 마침내 평창동에 집을 지었고, 무엇보다 남편에게 서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강 관장은 "한 신부가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나만의 방'이 있는 집에 다다르는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집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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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살아 온 여덟 곳의 집에 대한 이야기
지난해 별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아내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이 가장 기뻤던 해는 1974년이었다. 셋방살이부터 시작해 일곱 번의 이사를 거쳐 마침내 평창동에 집을 지었고, 무엇보다 남편에게 서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남편이나 아내에게 서재는 '나만의 고독한 공간'이었다.
신간 '글로 지은 집'은 64년을 함께한 부부, ‘이어령과 강인숙’의 주택 연대기다. 두 사람은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동기로 1958년 결혼했다. 신혼시절 살던 성북동 골짜기 셋방부터 부부의 마지막 쉼터가 된 평창동 499-3까지, 총 8곳의 집 이야기로 구성됐다. 강 관장은 "한 신부가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나만의 방'이 있는 집에 다다르는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집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세 아이가 나고 자라며 가족이 늘고 줄었던 기억, 집을 오갔던 문인들과의 추억, 이 전 장관의 집필 비화 등이 담겼다.
집은 곧 부부의 공간이니 글 곳곳에 이어령의 삶이 그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어령이 그리웠던 독자라면 더욱 반가운 책이다. 강 관장은 “그를 잘못 읽었을까 봐 조심스러워서" 남편 이야기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글 곳곳에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강 관장은 남편을 “평생을 혼자 걸어온 자유로운 외톨이”라 정의했다. 고독하게 글을 써야 하는 것이 곧 남편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독을 필요로 하는 고독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가 쓴 책의 부피는 그의 고독의 부피다.” 남편을 향한 안쓰러움과 경외감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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