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결혼’ 덜한 한국⋯소득불평등 완화에 ‘도움’

김소진 2023. 1. 19. 18: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비슷한 계층간 '끼리끼리' 결혼하는 소득동질혼 경향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취업·저소득 여성-고소득 남성' 또는 '중위소득 여성-비취업·저소득 남성' 간 결혼이 주요국보다 빈번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득동질혼 유형을 살피면 '비취업·저소득 여성-고소득 남성' 또는 '중위소득 여성-비취업·저소득 남성' 간 결혼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득동질혼 지수 34개국 중 최하위권
‘저소득 여성-고소득 남성’ ‘중위 여성-저소득 남성’ 많아
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는 소득이 비슷한 계층간 ‘끼리끼리’ 결혼하는 소득동질혼 경향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취업·저소득 여성-고소득 남성’ 또는 ‘중위소득 여성-비취업·저소득 남성’ 간 결혼이 주요국보다 빈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BOK경제연구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국제비교를 중심으로’을 발표했다. 소득동질혼은 소득 계층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현상을 뜻한다. 고소득자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는 저소득자와 끼리끼리 결혼하는 현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간 근로소득 불평등은 개인간 근로소득 불평등 수준보다 크게 낮다. 서로 다른 경제적 계층이 결혼하는 등 가구 내 소득 공유 현상이 일어나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소득동질혼 경향이 낮아 결혼이 가구간 근로소득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은 지수는 34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는 1.16배다. 이는 제비뽑기식으로 무작위로 결혼할 때보다 소득이 같은 계층이 결혼할 확률이 16% 높음을 뜻한다. 소득동질혼 지수가 클수록 동질혼을 맺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는 평균 1.6배다. 소득분위가 같은 남녀가 만나 결혼할 가능성이 무작위 결합보다 60%가량 높은 셈이다.

소득동질혼 유형을 살피면 ‘비취업·저소득 여성-고소득 남성’ 또는 ‘중위소득 여성-비취업·저소득 남성’ 간 결혼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용민 한은 금융통화연구실 차장은 “한국 또한 전문직·대기업 맞벌이 결혼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주요국과 비교해 고소득 남성이 외벌이하는 가구가 많다”며 “또 주요국은 고소득 여성일수록 비취업 남성과 결혼할 가능성이 작지만, 한국은 중위소득 여성이 비취업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비교적 많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한국의 소득동질혼 경향이 낮은 현상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며 “우선 결혼 전에는 고소득 남성이 배우자 선택 기준을 취업 여부보다는 자녀 교육에 대한 적극성을 고려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혼 후에는 육아 지원 제도 부족 등으로 여성이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분업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1인·한부모 가구 비중이 적은 한국 가구의 특성도 소득불평등 완화에 기여했다고 해석했다. 한국의 1인·한부모 가구 비율은 각각 14.7%, 4%로 주요국(1인 가구 22.6%, 한부모 가구 7.4%)보다 낮다. 한국에서는 결혼으로 발생하는 가구 내 소득 공유 현상이 다른 주요국보다 활발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국의 소득동질혼 가구가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면 소득불평등이 심화할 위험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동질혼 지수가 주요국 평균으로 오르면 가구 근로소득 지니계수가 기존 0.361에서 0.396으로 약 10% 상승한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을 의미한다. 

박 차장은 “우리나라의 낮은 소득동질혼 경향은 노동시장 불평등을 보완하고 있다”며 “향후 소득동질혼 비중이 높아지면 소득불평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진 기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