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새내기] 새벽배송 업체중 유일한 흑자… 상장 완주 자신감
내달 14∼15일 523만6000주 공모
NH투자·한국투자증권 주관사로
구주매출 30% 달해 흥행에 변수
'따상상…'을 외치며 연일 축포를 터뜨리던 기업공개(IPO)시장이 작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얼어붙었다. 강도높은 금리 인상이 시작되며 시장 유동성이 마르면서 상장 시장도 함께 위축됐다. 상장 예비주들이 줄줄이 상장을 포기했고,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에도 미달한 기업들도 생겼다. 몸값을 낮춰 상장한 종목들조차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새로 상장한 종목 3개 중 2개가 지난 해 말 기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렇게 되자 IPO 시장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져온 유동성 장세에서 저평가됐던 실적주들이 하락장에서 선방했듯 상장을 앞둔 종목들 중에도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회사가 주목받게 됐다. 특히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이 올해 상장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이달 1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상장으로 523만6000주를 공모한다. 오는 2월 7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최종 공모가격을 결정하고, 13일에 확정가를 공고할 예정이다. 일반청약은 같은 달 14~15일 진행된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간사다.
희망 공모가격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9685억~1조2541억원이다. 희망 공모가를 당초보다 낮췄다. 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당시 희망공모가격 밴드는 3만9600~4만62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도 1조6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예상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이랜드 리테일이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하며 평가한 시가총액 약 1조1000억원에도 못미친다. 오버행(잠재매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공모주식 수도 줄였다.
하지만 구주(舊株) 매출 비중이 높은 점이 흥행 변수로 꼽힌다. 총 공모물량 가운데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의 구주매출이 157만1000주(30.0%)이며, 신주 발행은 366만5000주(70.0%)다. 지어소프트는 구주매출을 통해 479억~6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IPO 시장에서 구주매출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꼽힌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들이 가진 보유주식을 상장 시장에서 파는 것이다. 공모자금이 회사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에게 돌아간다. 또 기존 주주가 상장과 동시에 주식을 판다는 건 충분히 부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엔 구주매출 없이 상장에 나선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수요예측이나 그 전의 투자설명(IR) 단계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걸 문제삼기도 한다. 구주매출 비중이 80%에 달했던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과 75%에 달했던 현대엔지니어링, 구주만 50% 수준이던 에스엠상선과 SK쉴더스도 상장을 잠정 연기해야 했다.
상장 기업은 신주 매출로 마련한 자금은 대부분 기업에 투자한다. 오아시스는 신주발행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 대부분을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트럭 구매, 오프라인 매장 투자, 물류시스템 고도화 등에 총 725억원이 투입할 예정이고, 369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즉 인수합병(M&A) 자금으로 분류했다.
주관사들은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 방식을 적용해 산출했다. 통상 공모가 산정은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기업가치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EV/EBITDA)'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특징을 반영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선택했다. 넷마블, 카카오페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이 방법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으로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과 함께 나스닥 상장기업 엣시(ETSY), 남미 기업인 메르카도리브레, 싱가포르 이커머스플랫폼 SEA 등을 선정했다. 적용한 평균 EV/Sales 배수는 3.77배다. 우리생협 출신 경영진이 2011년 설립한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유기농 농산물 등을 유통하다가 2018년 온라인 새벽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생산자 직매입을 통한 중간 유통 비용 절감, 자체 물류 솔루션을 통한 인건비 절감, 옴니채널를 활용한 0%대의 폐기율 등을 토대로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새벽배송 업계 경쟁사인 컬리가 상장을 보류했지만 오아시스가 상장 완주를 자신하는 것도 실적 자신감이다. 오아시스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193억원에서 지난 2021년 3569억원을 기록하며 18.5배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액은 3118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4% 급증한 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현금흐름은 136억원을 기록했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고 이커머스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지만 공모주 투자에서는 특히 미래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 오아시스의 증권신고서에선 오픈마켓으로의 사업확장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오픈마켓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커머스 사업자는 단순히 유통마진만을 추구하는 유통사업자와 소비자·판매자 등 트래픽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그 전환의 시작이 바로 오픈마켓 사업이다. 유통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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