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 사업도 연기 `공공SW 수난시대`

팽동현 2023. 1. 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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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 규모 초대형 국가 IT시스템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IT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수행 역량을 문제 삼기 전에 공공SW(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근본적·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난항 이어지는 공공SW사업, 왜?=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이 지난해 2차 개통 때 '먹통' 사태를 일으키며 국정감사 도마 위까지 오르자, 최근 발주기관들과 SI업계는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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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2000억대 신기술 사업
코로나 유행 등 이유 두번째 연기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사업도 난항
기업 탓하기 전에 구조 혁신 필요
사진=연합뉴스

수천억원 규모 초대형 국가 IT시스템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IT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수행 역량을 문제 삼기 전에 공공SW(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근본적·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9일 SI(시스템통합)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인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 시스템 오픈이 재차 연기됐다. 당초 지난해 9월 오픈 계획이었으나 두 차례 연기되는 것이다.

총 사업비 2064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노후화된 우체국 금융시스템을 약 20년 만에 재구축하면서 클라우드 전환부터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술 적용까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0년 발주 당시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관련 예외인정을 받아 해당 제도 시행 이래 처음으로 공공SW 사업에서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기업SI 빅3가 붙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 우정사업본부는 시스템 개통 연기 사유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 등으로 일부 서비스 개발이 지연된 점을 꼽았다. 구체적인 오픈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주사업자인 SK C&C와 협력해 최대한 서둘러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연휴가 있는 5월 오픈을 예상한다.

우본 관계자는 "사업수행 기업과 긴밀히 협의해 시스템 개발 완성도를 높이고 철저한 서비스 품질 검증을 실시해 안정적인 시스템 오픈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난항 이어지는 공공SW사업, 왜?=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이 지난해 2차 개통 때 '먹통' 사태를 일으키며 국정감사 도마 위까지 오르자, 최근 발주기관들과 SI업계는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는 분위기다. 우체국 차세대 금융시스템도 본 개발은 완료됐으나 전체 기능 구현과 서비스 품질 안정화까지 마치기 위해 오픈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최근 공공SW 차세대 사업들이 연이어 난항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KLID(한국지역정보개발원)가 2020년 발주해 LG CNS가 주사업자를 맡은 차세대 지방재정관리시스템(e호조) 구축사업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예산편성 기능을 오픈하고 이달 집행(회계·지출) 기능이 추가된 이 시스템은 현재 하루에 3000개에 달하는 오류 보고가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에는 대민·정책지원, 8월에는 결산·통계 기능 오픈을 앞뒀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각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공SW 사업의 부족한 수익성에다 외부적인 요인까지 맞물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 SI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유행뿐 아니라 해당 기간에 개발인력들의 몸값이 오르고 '네카라쿠배'로 유출도 이어지면서 사업수행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당시 공공 차세대 사업이 몰려서 발주된 여파도 있다"고 밝혔다.

공공SW 시장의 고질병에 대한 지적도 이어진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협회 부회장은 "사업수행 역량은 현재 대·중·소기업 모두 충분해 보인다. 사업을 기획·관리해야 할 발주자들의 역량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이후 정부가 기획·관리 역량이 있는 인력을 공공부문에서 더 키웠어야 했는데, 이젠 민간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 일어나는 일은 그동안 곪았던 문제들이 터진 결과" 라고 꼬집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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