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앞에 두고 '풀 스윙'…피투성이 만들고 경기 이어간 50대 감형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캐디를 앞에 두고 풀 스윙해 다치게 한 뒤에도 경기를 이어간 50대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2부(정윤택 김기풍 홍예연 부장판사)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2월 경남 의령군 한 골프장에서 30대 캐디 B씨를 약 10ｍ 앞에 두고 골프채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가 8번 홀에서 친 공이 연못으로 빠졌고, B씨는 앞으로 이동해 다음 샷을 치라고 안내한 뒤 공을 주우러 갔다. 그러나 A씨는 B씨에게 아무 경고도 없이 다른 골프공을 꺼내 골프채를 휘둘렀다.

당시 그린까지 남은 거리가 150m 되는 지점에 있던 A씨는 풀 스윙을 했고, 공은 A씨로부터 전방 우측 10m에 서 있던 B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B씨는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코뼈가 부러지고 주변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그러나 A씨와 일행은 B씨가 병원에 실려간 뒤에도 캐디 교체를 요구하며 18홀을 모두 소화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캐디가 다친 뒤에도 계속 골프를 치는 등 도의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는 행동을 했고 B씨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도 “사고 직후 119에 신고해 B씨가 병원에 이송될 수 있게 조치했고 피해자 치료비 대부분을 부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지수 (jisuk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