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전 ‘무조건’ 알아야 할 ‘감염병’

임태균 2023. 1. 19. 18: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꾹꾹 참아왔던 ‘해외여행’…건강 지키려면
소화기관을 감염시키는 비브리오 콜레라균의 전자현미경 촬영 이미지. 사진제공=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해외여행은 새롭고 즐거운 경험과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 삶에 활력을 가져다준다. 특히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오랫동안 꾹꾹 참아왔던 직장인들의 리프레시(Refresh) 여행부터 부모님을 위한 효도여행까지 해외로 향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 낯선 환경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해외감염병은 무엇이 있을까.

뎅기열을 전파하는 주요 매개체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모기. 사진제공=James Gathany

◆뎅기열=뎅기열(Dengue fever)은 열대 숲모기류를 통해 전달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모기에게 물렸을 때 전파

되는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이다.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열성질환으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병이다. 그러나 해외여행이나 출장으로 동남아시아·남태평양·아프리카 등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과 같은 유행지역에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매년 30여명씩 보고되고 있다.

뎅기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갑작스럽게 고열이 난 후 발열이 3~5일간 계속되고, 심한 두통과 근육통·관절통·식욕부진이 생긴다. 감염 초기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열이 떨어진 후에는 온몸에 피부 발진이 1~5일간 계속되는데, 얼굴·목·가슴 부위에 좁쌀 모양 발진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다가 3~4일째에 가슴과 몸통에서 시작해 팔다리와 얼굴로 퍼진다.

이와 같은 급성기에는 흉막삼출·복수·저단백혈증·간염·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함께 나타난다. 뎅기열의 평균적인 사망률은 약 5%로, 조기진단 후 치료 시 1% 미만이지만 치료시기가 늦으면 20%에 가까운 사망률을 보인다.

뎅기열은 상용화된 예방백신이 없다. 때문에 뎅기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생국가 여행 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기피제와 모기장을 사용하고, 밝은 색의 긴팔셔츠와 긴바지를 착용하는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콜레라=콜레라(Cholera)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의 감염에 의한 급성 설사 질환이다. 탈수증상이 심하게 진행돼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대표적인 수인성(물을 매개로 함) 감염병이다. 잠복기는 2~5시간에서 5일까지이며, 보통 2~3일이다.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물 같은 설사와 오심, 구토가 나타난다.

콜레라균은 분변·구토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사할 때에 감염될 수 있다. 날것이나 덜 익은 해산물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콜라라 증상을 일으키는 데에는 1억~100억개 정도의 많은 균이 필요하지만, 무산증(無酸症) 환자나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더 적은 수의 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콜레라균은 환자의 몸에 오래 남는다. 일반적인 환자의 균 배출기간은 회복 후 약 2~3일 정도고, 무증상환자의 대변오염에 의한 감염가능 기간은 7~14일 정도에 이른다. 드문 경우 수개월간 간헐적 균 배출이 이뤄질 때도 있다.

경구용 사(死)백신이 있으나 기초접종이 1~6주 2회이고 2년 간격으로 추가접종이 필요하다. 콜레라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뿐 아니라 물 끓여마시기, 음식 익혀 먹기, 채소나 과일을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 먹기 등과 같은 식품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평균적인 사망률은 약 1.6%다.

400 배율로 본 인간 혈액 슬라이드. 빨간색 원은 적혈구, 큰 흰색 원 안에 3개의 보라색 원은 백혈구. 크루스파동편모충(Trypanosoma cruzi)은 우측 하단에 연보라색 꼬리를 달고 있다. 사진제공=Marc Perkins

◆샤가스병=샤가스병(Chagas disease)은 크루스파동편모충(Trypanosoma cruzi) 감염에 의한 질환이다. 흡혈곤충인 참노린재와 빈대류에 있는 기생충(원충)이 피 속으로 들어가 옮기는 원충성 감염병으로,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농촌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샤가스병의 급성감염 잠복기는 1~2주다. 이 때는 노린재 등에 물린 자리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한쪽 또는 양쪽 안검에 부종이 생긴다. 그러나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20% 정도다. 가벼운 열이나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며,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샤가스병 증상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나타날 때가 많다. 주로 심장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부정맥 비율이 높다. 때로는 심장근육 속에 기생충이 자라 염증이 생기고 심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샤가스병 환자의 약 1/3이 중증 심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상은 감염 후 30년이 지난 다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성인은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면 기생충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성장하지 않거나 사멸하는 경우도 많아 샤가스병을 가볍게 앓고 넘어갈 때가 많다. 그러나 어린이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병을 옮기는 매개곤충인 참노린재나 빈대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흙이나 풀잎으로 지은 낡은 가옥에서 숙박하면 감염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중앙아메리카 등을 여행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임태균 기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