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윤 대통령을 특정 정파 대통령으로 한정”···초선 성명 비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한 당 소속 초선 의원 50명의 집단 성명과 관련해 19일 “국민들이 이번 집단 성명을 어떻게 바라볼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단 성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특정 정파의 대통령으로 한정하려는 행태”로 비칠 것을 우려했다. 나 전 의원을 향한 비판이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친윤(석열)’ 의원들 중심으로 전개되자 이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번 집단적 성명 발표는 내용적으로도 형식적으로도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지금까지 초선 의원 혹은 소장파 의원들의 집단행동은 이른바 정풍운동의 결기로 인식되어왔고,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받았으며 정치개혁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번 집단 성명이 국민 눈에 과연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이것이) 윤 대통령의 취임사 일부”라며 “(집단 성명이 윤 대통령을) 특정 정파의 대통령으로 한정하려는 행태로 비쳐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초선 의원들 성명이 나왔다’는 진행자 질문에 “완전히 매장할 정도로 나경원이 잘못을 많이 했나”라고 말했다. 당 전체 분위기를 두고 “나경원 이지메(일본 사회에서 집단 따돌림을 뜻하는 용어) 분위기”라고 했다. 한 전직 의원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돌격대 같은 분위기고,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다. 그런 것들(분열)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17일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나 전 의원이 자신의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직 해임을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들은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 성명은 48명의 이름으로 나왔으나 발표 다음날인 18일 두 명이 추가돼 50명 명의가 됐다. 김기현 의원과 가까운 일부 초선 의원들이 성명 동참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장 의원과 여러 차례 친분을 과시해 당 안팎에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산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1181557001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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