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검찰 기싸움... "28일 나갈 것" "두 차례 조사해야"

수사팀 "조율 없는 이 대표 일방적 통보" 
"최종 의사결정권자에 확인할 내용 방대"
 화천대유 양완범 전무 등 4명 압수수색도
검찰 "성과급 명목 김만배 범죄수익 은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8일 출석' 발표에 "전혀 협의가 안 된 내용"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 대표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두 차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설 연휴 직후 이뤄질 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9일 이 대표 측이 전날 언론을 통해 "28일 오전 10시 30분 출석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대표 측의) 일방적 통보"라며 "구체적인 조사 날짜와 횟수는 이 대표 변호인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 변호인인 박균택 변호사에게 이달 27일과 30일 등 날짜를 제시하며 오전 9시 30분 출석을 요구했다.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하는 탓에 이틀에 걸친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전달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18일 서울 망원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 잘못도 없는 제게 또 오라 하니 28일 토요일에 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같은 날 "28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출석이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정 조율 없이 이뤄진 언론을 통한 통보"라며 "2회 조사 요구에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단 28일 조사는 수용할 수 있지만, 2회 조사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시장으로서 10년여 전부터 추진된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만큼, 이 대표에게 확인할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업의 인허가 과정에서 배임 및 (옛)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려면 확인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이 대표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도 2회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더불어 "피의자가 출석일자를 먼저 정하는 것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상 (피의자의) 오전 조사는 9시 30분부터"라는 게 검찰 설명으로, 출석 시간에 대한 조율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와 3부(부장 강백신)는 이날 김씨가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한 60억~70억 원이 범죄수익 은닉에 해당한다고 보고 양완범 화천대유 전무 등 임직원 4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달 2일 김씨의 최측근으로 화천대유 공동대표인 이한성씨와 이사 최우향씨를 275억 원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기소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