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친환경 소재 앨범·디지털 콘텐츠 연결… 메타버스 플랫폼 열겠다"

김나인 2023. 1. 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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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사용한 CD 환경문제 일으켜
소재 바꾸고 과도한 패키징 최소화
아티스트 45명 앨범 100만장 발매
2025년 시장점유율 20% 달성 목표
미니레코드 직원들이 메타 앨범 디자인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미니레코드 제공
메타앨범의 종류와 특징
미니레코드의 메타 앨범
미니레코드 개발자들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메타 앨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니레코드 제공

음반산업의 파괴적 혁신기업 '미니레코드'

"디지털 시대에는 음반의 개념도 달라져야 합니다. 한 해에만 수천만장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CD 대신 친환경 소재로 만든 앨범과 디지털 콘텐츠를 연결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김익 미니레코드 대표는 "1982년 상용화된 CD가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50년만에 CD를 대체할 시기"라면서 "팬덤 문화를 이어가면서도 음반의 확장성까지 키워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음반산업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덕질' 후 무더기로 버려지는 CD

사람들은 더이상 음악을 듣기 위해 CD를 사지 않는다. CD가 바로 음악앨범이란 공식은 CD플레이어가 더 이상 쓰이지 않고 멜론, 지니 등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폐기된 지 오래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도 CD를 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열성적인 팬들은 아이돌이나 트로트 가수의 앨범 판매량을 늘려주거나 팬 이벤트에 응부하기 위해 앨범을 수백, 수천장씩 산다. 또 많은 이들은 앨범에 딸려오는 사진이나 굿즈를 모으기 위해 CD를 무더기로 산다.

그 결과 K팝 앨범 판매는 2017년 1693만장에서 2021년 5709만장으로 늘었다. K팝 인기에다 앨범의 굿즈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다만 이렇게 산 앨범 속 CD는 사자마자 상당 수가 버려져 환경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 단체는 버려지는 앨범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놓도록 요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디지털 결합한 새로운 앨범

이 같은 요구에 발맞춰 CD 없는 앨범 플랫폼을 내놓은 벤처기업이 있다. 김익 대표가 이끄는 미니레코드는 '메타 앨범'이란 새로운 형태의 앨범을 내놨다. 이 앨범은 CD보다 작은 종이 케이스에 들어있다. 분리수거 가능한 소재를 쓰고 과도한 패키징을 최소화했다. 케이스를 펼치면 가수의 사진과 함께 신용카드 크기의 앨범이 들어있다. 카드에는 QR코드와 시리얼 번호가 함께 찍혀 있다.

전용 모바일앱을 설치한 후 앨범 속 카드의 QR코드를 인식하면 음원과 사진, 동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자신이 산 음반을 소유하되 감상은 모바일앱을 통해 하는 방식이다. 음반을 소장하는 기쁨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듣는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모바일앱에서 친구나 지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앨범을 선물할 수도 있다.

◇"K팝과 지구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

법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IT에 조예가 깊고 아이디어가 풍부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해 출시한 경험도 있다. 금융권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2010년 엔터테인먼트 회사 스타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연예기획 사업을 하다가 메타 앨범 기술을 개발한 후 아예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 회사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K팝과 지구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다.

김 대표는 "작년에만 약 7000만장의 CD가 생산돼 엄청난 폐기물을 만들어 내면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소장의 기쁨을 주면서 CD를 대체하는 새로운 형태의 앨범을 내놓고자 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팬덤 문화를 연구한 끝에 메타 앨범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및 글로벌 특허출원을 완료한 미니레코드는 2022년 1월 세계 최초의 메타 앨범을 출시했다.

◇40명 넘는 아티스트가 메타 앨범에 동참

작년 1년 동안 45명의 아티스트가 메타 앨범 제작에 동참했다. 제작된 앨범 수는 100만장이 넘는다. 2022년 기준 국내 총 음반발매량은 약 7000만장으로, 미니레코드의 시장점유율은 약 1.8%에 달했다. 회사는 오는 2025년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다만 아직 메타 앨범이나 스마트 앨범으로 불리는 이런 류의 앨범은 전통 음반 판매량 집계와 빌보드 차트 등에 집계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국내 써클차트와 한터차트는 QR코드 방식의 앨범 판매량까지 포함해 집계한다. 그러나 '빌보드 200'의 경우 실물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매긴다.

◇음반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 노린다

미니레코드가 노리는 시장은 음반에 머물지 않는다. 김 대표는 "메타 앨범은 시작일 뿐이다. 앨범을 디지털화하는 데 이어 모바일앱에서 이용자들을 모아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면서 "현재 게임도 개발 중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 팬덤 플랫폼에서 가상 아이돌, 가상 오디션, VR(가상현실) 콘서트, VR 뮤직비디오, 게임 등의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니티 기반의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고 메타 앨범에 게임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팬 친화적인 디지털 굿즈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개인 맞춤형 플랫폼 디자인과 인쇄물을 내놓고 빌보드 차트와 오리콘 차트에도 메타 앨범 판매량이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메타 앨범 내 메타 IP(지식재산권)를 유료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30명 규모의 작은 기업이지만 꾸는 꿈과 비전은 크다"면서 "국내 대표적인 미디어·콘텐츠 기업과 플랫폼, 연예기획사가 회사에 투자해 협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아티스트와 콘텐츠,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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