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유격수 불가' 그때 포기했다면…유격수 최고 대우도 없었다

신원철 기자 2023. 1.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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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한때 '유격수 수비 불가'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오지환이 KBO리그 유격수 역대 최고 대우를 받게 됐다.

그해 KBO리그에서 오지환보다 많은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유격수 오지환 만들기' 첫 번째 장은 어두운 전망 속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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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한때 '유격수 수비 불가'라는 꼬리표가 달렸던 오지환이 KBO리그 유격수 역대 최고 대우를 받게 됐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 결실이 드디어 찾아왔다.

27개. 데뷔 2년째인 2010년 시즌 오지환이 121경기 944⅔이닝 동안 기록한 실책 수다. 그해 KBO리그에서 오지환보다 많은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유격수 오지환 만들기' 첫 번째 장은 어두운 전망 속에 시작됐다.

오지환의 수비 실력은 그 뒤로도 좀처럼 늘지 않았다. 운동능력이 뛰어나 책임지는 범위는 넓었지만 잔실수가 많았다. 2012년 25개, 2013년 20개, 2014년 20개.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만 보면 데뷔 후 4년 연속 20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했다. 오지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굳어지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실제로 포지션 변경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없던 일이 됐다. 류지현 전 감독이 오지환을 전담마크하며 '유격수 오지환 만들기'의 두 번째 장이 시작됐다. 류지현 전 감독은 오지환의 버릇, 걸음걸이까지 지적하며 세세하게 지켜봤다. 스스로도 "(오지환에게)잔소리를 너무 해서 짜증났을 거다"라고 인정할 만큼.

▲ LG 스포츠 김인석 대표이사와 오지환. ⓒ LG 트윈스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201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오지환의 수비는 눈에 띄게 발전했다. 실책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오지환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실책이 몇 개라도 부담갖지 않게 됐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해서 나온 결과에 주눅들지 않기로 했다.

오지환이 발전하자 야구계 선배들의 평가도 달라졌다. 오지환은 2016년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고도 이듬해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비 명단에 들지 못했다. 이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올해 WBC까지 3개 대회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여기에 프로선수의 가치를 증명하는 '돈'까지 따라왔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FA 백지위임이라는 초유의 선택으로 4년 40억 원에 LG에 남았고, 이 계약이 끝난 뒤 6년 총액 124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KBO리그 유격수로는 최초의 100억 원대 계약이다.

오지환은 "돈에 대한 감정보다 기간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끝까지 여기서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이 들었다. 돈보다도 행동을 올바로 하라는 책임감을 주신 것 같았다. 좋으면서도 무거운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격수 최고 대우를 받은 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커리어가 탄탄대로는 아니었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유격수라는 자리에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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