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만 다니던 신촌 연세로…내일부터 자동차 달린다"(종합)
일부 시민단체, 대중교통전용지구 상권과 무관 지적하기도
이성헌 구청장 "명확한 증거 바탕으로 한 정책" 반박
상권 활성화 위한 주차장 확보 및 경의선 지하화 방안 내놔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서울 서대문구가 신촌 상권에 활력을 넣기 위해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기점으로 경의선 지하화 등 사업을 추진한다.
서대문구는 19일 서울 신촌 파랑고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촌 상권 활성화 방안’을 공개했다. 먼저 구는 20일 0시부터 9월 30일까지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범 해제한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이륜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24시간 연세로를 통행할 수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대중교통의 원활한 운행 확보, 상업지구의 활성화, 쾌적한 보행자 공간 조성 등을 위해 일반차량의 통행을 제한한다. 신촌 연세로는 지난 2014년 1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돼, 서울시 최초로 조성한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이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신촌 상권 약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차량 우회로 인한 교통 불편 등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1~6월) 신촌 연세로의 상권 관련 데이터와 교통 관련 데이터를 조사한 뒤 7~9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 및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9월 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향후 운영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의 주된 지표가 될 상권 활성화 여부를 2022년 상반기 매출과 올해 상반기 매출을 비교로 살펴본다. 만일 올 상반기 매출이 증가할 경우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세로 상권 악화가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아닌 코로나19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 해제를 반대하는 연세로 공동행동 관계자는 “지구 해제를 하면 상권이 부활한다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 구청장은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신촌 상권의 5년 생존율을 32%로 이는 서대문구 14개 동 가운데 최저 수준”이라며 “2021년 개업보다 폐업이 91개 더 많은데, 타지역은 개업이 더 많은 상황이다. 만일 코로나가 원인이라면 왜 신촌 상권만 죽어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기존 대구와 부산, 연세로 지정 이후부터는 단 한 곳도 늘어난 곳이 없다”며 “이는 더이상 확대해서는 안 되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신촌 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와 함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신촌 일대 부설 주차장 공유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서대문구는 지난해 12월 연세대학교와 ‘부설 주차장 공유’ 협약을 맺어 약 100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이달 말부터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시간당 1000원대의 요금으로 주차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이화여대가 800대 가량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데 수업이 끝나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세브란스 병원, 현대백화점 등과도 업무 시간 외 주차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촌 일대 지구단위계획도 오는 4월까지 재정비할 방침이다. 특히 이화여대 앞 일대에는 권장업종으로 기존의 의류, 잡화, 이·미용원 등만 지정돼 있었으나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제과점, 학원, 공연장, 전시장, 상점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서대문구는 경의선 철도 지하화를 통한 신대학로 조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3월부터 1년간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시행한다. 구체적으로 수색~서울역까지 경의선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상부 공간에 다양한 복합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관내 9개 대학과 인근 서강대, 홍익대를 연계하는 신대학로를 만들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연세로 차량 통행 정상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신촌 상권 회복을 위한 하나의 핵심 수단”이라며 “경의선 지하화 등 신촌 되살리기를 위한 전방위 사업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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