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집'을 매개로 쓴 강인숙과 이어령 부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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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부부의 삶을 단칸방에서 시작해 집필 공간이 있는 집을 구하고, 영인문학관을 짓기까지 '집'이라는 매개로 풀었다.
두 사람의 집 이야기는 적절한 집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다.
특히 마지막에 평창동 집을 허물고 영인문학관을 지을 때 돈 문제와 외손자의 죽음이 교차했던 이야기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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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숙 지음, 열림원 펴냄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부부의 삶을 단칸방에서 시작해 집필 공간이 있는 집을 구하고, 영인문학관을 짓기까지 ‘집’이라는 매개로 풀었다.
두 사람의 집 이야기는 적절한 집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다. 강 관장이 책에서 “세상에 나서 내가 가장 기뻤던 때는 그에게 원하는 서재를 만들어주던 1974년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저자의 표현을 빌면, 이 과정은 “한 여자가 새로운 가족과 만나 동화되는 과정의 이야기고, 한 신부가 단칸방에서 시작해 나만의 방이 있는 집에 다다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강 관장이 구순을 살며 집에서 경험했던 일, 그에 따라온 희로애락의 감정이 책 속에 담담하게 들어가 있다. 특히 마지막에 평창동 집을 허물고 영인문학관을 지을 때 돈 문제와 외손자의 죽음이 교차했던 이야기도 전한다. 사별한 남편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신경이 면도날처럼 날카로웠고, 누군가와 지적인 담화를 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고 돌아본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았기에 남편은 고독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말한다.
강 관장은 남편이 암 선고를 받고 책 쓰기에 몰두하는 동안 본인도 삶을 정리할 때라고 느끼며 이 책을 썼다. 머리말에서 그는 “혼자 죽음을 기다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느꼈을 두려움과 외로움과 소외감의 의미를 하나하나 조용히 해독해가면서 먼저 간 가족들과 공감대가 늘어간다”고 전한다.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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