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있으면 뭐하나"…韓 반도체 효율성, 美·日·대만보다 못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이 글로벌 평균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선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 최소한 경쟁국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은 글로벌 평균인 67%보다 낮은 65%로 집계됐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약 5천801억 달러로 추산됐다. 올해는 전년보다 4.1% 줄어든 약 5천56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약 1천344억 달러로 전년보다 12.6% 감소하고, 올해는 17%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코로나 규제 완화로 PC, TV 등의 제품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재고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쌓이는 등 반도체는 초과공급 상태"라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 미중 패권 전쟁 등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매서운 한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총 기준 100대 반도체 기업의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5개년도(2018~2022년)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평균 효율성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70%대를 유지해오다 지난해에는 67%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효율성 값은 대만 0.75, 일본 0.75, 미국 0.73, 한국 0.65, 중국 0.5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효율성은 2018년 0.87로 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0.6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값이 하락한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악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기 위해 글로벌 100대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에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2018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증 분석 결과 시설투자, 연구개발집중도, 자기자본이익률은 반도체 기업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가 1% 증가하면 효율성이 0.01%p 증가했고, 연구개발집중도가 1%p 증가하면 효율성이 0.57%p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부채와 판관비는 효율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R&D 및 생산시설 투자와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은 반도체 산업을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시설, 연구개발, 인적자원 개발 등 대규모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반도체 인력 양성과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은 경쟁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미국, 대만 등 주요국의 대규모 지원에 상응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법인세 인하(25%→24%) 및 시설투자 세액공제율(6→8%)을 인상하는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그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미미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인하, R&D 및 시설투자세액 공제율 인상 등 최소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지원을 통해 한국 반도체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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