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가성비 선물세트' 늘리고···호텔·백화점은 서비스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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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의 여파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가계와 시장에 반영되면서 '사는 쪽'도, '파는 쪽'도 잇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연초 '설 선물 세트' 단가에서부터 나타났다.
프리미엄 선물 세트를 잇따라 출시했던 대형마트들은 올 설에는 가격 대비 성능과 활용도를 강조한 '실속 제품' 물량을 대거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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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세트 인기에 평균단가 낮아져
호텔 등 VIP 기준 올리고 혜택 줄여
고물가·고금리의 여파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가계와 시장에 반영되면서 ‘사는 쪽’도, ‘파는 쪽’도 잇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연초 ‘설 선물 세트’ 단가에서부터 나타났다. 19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판매된 설 선물 세트 중 5만~10만 원대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설 명절 52일 전부터 6일 전까지) 대비 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 세트 매출은 2.7% 느는 데 그쳤다. 1년 전 설에는 ‘비대면 명절의 아쉬움을 달랜다’며, 4개월 전 추석에는 ‘모처럼 함께하는 명절’이라는 이유로 값나가는 선물이 인기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프리미엄 선물 세트를 잇따라 출시했던 대형마트들은 올 설에는 가격 대비 성능과 활용도를 강조한 ‘실속 제품’ 물량을 대거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선물 세트 트렌드에서 두드러졌던 가성비와 프리미엄 양극화 현상은 완화되고 부담되지 않는 적정한 가격대의 실속 선물 세트가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e커머스 티몬이 이달 1~13일 고객들의 설 선물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3만 원 미만 ‘초실속형’ 상품 매출은 6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설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가격대 범위를 5만 원 미만으로 확대할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했다. 반면 10만 원 이상 선물 세트의 비중은 5%포인트 꺾인 9%에 그쳤다. 지난해 설에는 정육·홍삼의 인기가 두드러졌지만 올해는 샴푸·치약 등 생활용품 세트와 스팸 세트가 이름을 올렸다.
‘돈 샐 틈을 막으라’는 미션이 소비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보복 소비 수혜로 호실적을 거둔 주요 호텔과 백화점들도 새해 들어 잇따라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혜택 제공 허들을 높이고 나섰다. 워커힐호텔은 지난해 말 멤버십 서비스 연회비를 올렸는데 일부 등급에 주던 ‘조식 포함 숙박’ 쿠폰에서 조식 서비스가 식음료 이용권으로 대체됐다.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은 투숙객에게 무료였던 실내 수영장을 이달 3일부터 성인 기준 1인당 5만 원의 이용료를 받는 유료 운영(수영장 이용 패키지 제외)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명품 수요 폭발로 호황을 누린 백화점들도 VIP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음료 제공 및 쇼핑 짐 운반 서비스 등을 줄이거나 없애고 주차나 휴식 공간 등에서 차별화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VIP 등급별 기준(연간 구매 금액)을 상향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와 이에 대비한 유통가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올 한 해 시장을 지배하는 큰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물가 상승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올해 소매유통업의 사업 환경을 ‘비우호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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