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한미,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준비해야"
"핵 공동기획 협의체 신설해
북 핵공격에 대비해야" 권고
英·佛과 다자 핵공유도 제안
비핵화기조에 변화올지 주목
한미 양국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의훈련을 검토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핵기획그룹(NPG)과 같은 한미 간 별도 협의체를 신설해야 한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제언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한반도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대북 정책과 확장억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거나 한국의 핵무기 획득을 용인하면 안 된다"면서도 "미래 어느 시점에 저위력 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할 가능성에 필요한 준비 작업과 모의 계획 훈련을 한미 양국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준비 작업에는 전술핵무기 재배치 환경영향 연구, 핵무기 저장시설 위치 파악, 핵 안전 합동훈련, 주한미군 전투기 핵 임무 수행 인증 등을 포함한다. 이는 미래에 언제든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지작업을 하겠다는 취지다.
CSIS는 한미 실무급에서 논의하더라도 전술핵 재배치 시기와 무기 종류를 모호하게 두고 재배치를 이미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 저장시설 건설 등 구체적인 준비의 경우 북핵 위협이 극도로 고조된 경우에만 착수하도록 했다. CSIS는 한미가 나토의 핵기획그룹과 유사한 '핵 공동기획 협의체'를 만들어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핵 보유국과 다자 핵우산을 형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러한 미국 싱크탱크의 제언이 거듭된 북한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도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하고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CSIS는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를 중시하면서 운명공동체를 역설했다. 미국이 본토 위협에도 불구하고 서울이나 도쿄를 보호하겠다는 확장억제력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CSIS는 미국이 한국의 '킬체인' 능력 확보와 한국형 아이언돔 조기 배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한·미·일이 태평양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H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키는 '블루 라이트닝' 훈련과 유사한 방식으로 전략자산 운용을 3국 간에 조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한·미·일이 3자 협의채널인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을 재개하고 정보 공유와 대잠수함전, 미사일 방어, 위기 대응 계획, 3자 훈련 정례화 등으로 군사 협력을 확대하라고 CSIS는 권고했다.
존 리 CSIS 소장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CSIS 한반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를 포함해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캐트린 캐츠 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해 이번 보고서를 펴냈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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