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명품 큰손' 돌아온다 … 루이비통, 이달에만 18% 폭풍 질주
봉쇄 완화로 보복소비 나설듯
LVMH 이익 27% 증가 예상
시가총액 테슬라도 제쳐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펜디, 지방시 등 화려한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보유 중인 럭셔리 관련주의 대표 주자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전 세계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도 신고가를 달성하며 올해에만 시가총액이 18% 늘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굳건한 명품·패션 소비 수요에 힘입어 올해 LVMH 이익은 전년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증시에 따르면 LVMH 주가는 전날보다 0.56% 상승한 주당 801.9유로에 마감했다. LVMH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8% 올랐다. 고강도 긴축 우려에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띤 지난해에도 주가는 6.4%밖에 하락하지 않았다. 2010년 주당 110유로에 머물렀던 LVMH 주가는 13년 만에 7배 이상 급등하며 장기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LVMH의 현재 시총은 달러 기준 4363억7000만달러(약 538조원)로 유럽 증시 종목 중 최대다. 2022년 LVMH 시총이 3635억5000만달러였는데, 올해에만 시총이 20% 늘어난 셈이다. LVMH의 글로벌 시총 순위는 13위로 미국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14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15위)보다 높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현재 진행 중이며 경기 둔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LVMH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이유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명품의 주요 소비자인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정책으로 미국·유럽의 소비재 종목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았다. 베인캐피털 리서치에 따르면 럭셔리 업종 매출의 5분의 1가량이 중국 소비자들에게서 발생한다.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방역 완화 정책을 시사한 만큼 LVMH를 포함한 소비재 종목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럭셔리 업종은 중국 내 매출뿐 아니라 유럽 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도 중요하기 때문에 봉쇄 완화의 대표적 수혜주로 지목된다.
LVMH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비중이 32%로 가장 높다. 특히 LVMH의 캐시카우인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021년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했고 지난해에도 줄곧 20%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봉쇄 과정에서 중국인들의 저축액이 명품 소비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7500억~1조5000억위안이 리오프닝 이후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체 중국 소매판매액의 1.9~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소비자 지출에 대한 명품업계 의존도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2030년까지 중국 시민에 대한 명품 판매가 개인 럭셔리 시장의 최대 40%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LVMH의 시장 인지도와 수요를 감안할 때 경기 침체 현실화에도 가격결정력이 여전히 뛰어나다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LVMH의 부문별 매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패션 및 가죽제품으로 49%를 차지한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VMH는 지난해 주요 명품 라인업에서 짧은 기간 내 여러 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명품 판매량은 경기를 거의 타지 않기 때문에 다른 소비재 대비 가격 모멘텀(동력)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고 밝혔다.
수익성 강화로 인해 올해에도 LVMH는 이익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LVMH의 추정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642억유로, 171억유로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각각 43.8%, 26.7% 증가가 예상된다. LVMH 영업이익은 2024년에도 27.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VMH 영업이익률은 26.7%에 달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28.5% 수준이다. 주당순이익(EPS)도 지난해 23.8유로에서 올해 28.9유로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4년에는 주당순이익이 30유로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매력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LVMH의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8배다. LVMH의 지난 3년래 기업가치 밴드의 고점에서 50%가량 할인된 수준이다. 심 연구원은 "LVMH의 기업가치는 경쟁사인 에르메스(43배), 에스티로더(40배), 로레알(28배) 대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LVMH 주가가 급등한 만큼 향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LVMH 주가는 올해 13거래일 동안 2거래일만 하락하고 모두 상승했다. 지나친 기대감에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자산운용사 바노 심의 안젤로 메다 주식·포트폴리오 매니저는 "LVMH는 마지막 불꽃을 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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