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CB 악용 엄단"… 칼 빼든 금감원
관련 중대사건 14건 조사 중
합동 대응반 만들어 엄정대응
검찰이 쌍방울과 KH그룹 전환사채(CB)와 관련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도 사모 CB를 악용한 자본시장 교란사범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사모 CB와 관련한 중대 사건 14건을 조사 중이다.
19일 금감원은 "최근 사모 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사모 CB 발행금액은 총 23조2000억원이다.
특히 2021년 사모 CB 발행금액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2021년 12월 이후에는 △사모 CB에 대한 콜옵션 행사 한도 제한 △전환가액 상향 조정 의무화 등으로 발행 수요가 감소했지만 이에 관한 불공정거래는 대담해지면서 다양화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2021년 발행한 CB 601건 중 공모 형태는 단 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598건)는 모두 사모 형태였다. 기업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손쉽게 택하는 방법이 사모 CB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사모 CB 발행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CB 인수 후 시세를 조종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차익 실현을 이루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여러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례도 나왔다. 에디슨EV 주가조작 사태가 이에 해당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러 상장사가 연계된 불공정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며 "CB를 발행사가 회수한 뒤 최대주주 또는 제3자에게 헐값에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등 CB 활용 수단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CB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중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 지난해에는 에디슨EV 주가조작 사태 등 16건이 처리됐다. 1월 현재 금감원이 조사 중인 CB 관련 중대 사건은 14건이다. 금감원은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 제도 등을 통해 검찰에 이첩할 예정이다.
또한 금감원은 발행 내역 전수점검, 언론 보도·제보·이상 징후 분석 등으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된 56개 종목에 대한 매매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조사·공시·회계·검사 부문 등이 참여하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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