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지구' 연내 사라진다 … 재건축 더 쉬워져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1.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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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압구정 등 208개 단지
"규제 완화해 주택공급 확대"

1970년대 지정된 서울 아파트지구가 올해 안에 폐지되거나 축소된다. 아파트지구에서 벗어나 현대의 도시관리 기법인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구역이 지정되면 재건축을 더 쉽게 추진할 수 있어 주목된다.

19일 서울시는 전날 열린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용도지구 및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아파트지구는 서울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던 1970년대에 만들어진 용도지구다. 이 제도는 대규모 아파트를 빠르게 공급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드러냈다. 토지용도 구분이 엄격한 탓에 다양한 건축 수요를 품지 못했다. 가령 주택 용지에 오직 아파트만 지을 수 있어 상가가 들어서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반대로 상업 용지에는 주거용 건물을 아예 짓지 못해 복합개발 자체가 불가능했다. 재건축을 할 때도 불편했다. 아파트지구 형식과 내용이 재건축 정비계획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제도는 2003년 국토계획법에서 삭제됐다. 이에 서울에 남아 있던 14개 아파트지구는 지금까지 주택법 부칙으로만 관리되는 중이다. 면적이 약 11.2㎢에 달하는 14개 지구에는 총 208개 단지, 15만가구가량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이번 도시계획 심의가 통과되면 대부분의 아파트지구는 올해 안에 폐지되거나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는 이미 아파트지구임을 고려해 정비계획을 짜고 있거나 재건축을 진행 중인 일부 단지에 대해선 폐지를 미룰 계획이다. 정비계획안을 마련하거나 재건축이 끝날 때까지 아파트지구를 잠시 유지해 혼란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청담·도곡, 아시아선수촌, 화곡, 원효 등 4개 아파트지구는 전면 폐지된다. 반포, 서초, 서빙고, 이수, 여의도, 압구정, 이촌, 잠실, 가락, 암사·명일 등 10개 아파트지구는 구역을 축소한다. 10개 아파트지구에 속한 57개 단지(면적 약 2.5㎢)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이라 구역을 남긴다. 이곳을 제외한 나머지 단지는 아파트지구에서 벗어난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 시내 14개 아파트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이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침 개선과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아파트 밀집 지역에 대한 지속가능하고 일관된 도시관리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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