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티·시스루·미니스커트…단아함 벗어던진 한복
전통 의상인 한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모던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해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연예인들이 무대에서 모던 한복을 입고 나온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방송에서는 주로 화려한 디자인의 한복이 주목받지만, 일상에서는 실용성을 높인 모던 한복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맞는 면세점이나 호텔 등은 빠르게 모던 한복 유니폼을 도입하고 있다.
BTS·블랙핑크도 입은 모던 한복
BTS는 2018년 선보인 ‘아이돌(IDOL)’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무대에서 모던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 노래는 현대적인 팝에 국악 장단을 섞은 곡이다.
이런 곡의 분위기를 무대 의상으로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BTS 멤버 슈가가 ‘어거스트 디’라는 이름으로 낸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에서 검은 곤룡포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여성 그룹 중에선 블랙핑크가 모던 한복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20년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입고 나왔다. 블랙핑크가 입은 한복을 만든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에는 한때 하루 3000~4000명의 방문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까지 간 모던 한복
연예인들이 입은 화려한 한복을 중심으로 모던 한복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자 한복 브랜드가 사상 처음 밀라노 패션위크에 진출하는 경사도 있었다. 2014년 론칭한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은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황이슬 리슬 대표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한복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주력했다는 게 패션계의 평가다. ‘한복은 단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탱크톱, 배꼽티, 미니스커트, 시스루 도포 등을 준비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 한복과는 달라진 ‘신(新)한복’이 나오다 보니, 이런 옷을 한복이라고 불러도 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기도 했다. 고궁 인근에서 빌릴 수 있는 체험 한복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문화재청은 2013년부터 한복을 입고 고궁에 입장하면 입장료를 면제해주기 시작했다. 2018년 서울 종로구는 “짧은 기장에 고름 대신 리본으로 묶는 식의 체험 한복은 한복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며 무료 입장에 제동을 걸었다. 사회 전반에 확산한 이 논란은 전통 한복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일단락됐다.
근무복·일상복으로도 출시
모던 한복은 ‘한복이 맞느냐, 아니냐’를 떠나 너무 화려해 일상에선 입기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관련 업체들이 미적인 요소를 극대화한 방송용·패션쇼용 한복 대신 실용성을 강조한 모던 한복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0월 국내 전 점에서 한복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유니폼을 도입했다. 옷깃과 소매 등 한복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신축성이 좋고 구김이 덜 가는 원단을 사용했다.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유니폼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상진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은 “새 유니폼이 회사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 지난해 문을 연 퓨전 한국식 바 ‘오울’ 종업원들도 모던 한복 유니폼을 입는다. 옷에는 동정, 허리엔 노리개 장식이 달려 있다. 포시즌스호텔 관계자는 “전통적인 느낌을 담은 유니폼을 통해 업장을 찾는 고객들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성복 업체들도 실용성을 높인 모던 한복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자라는 이달 초 아동 한복 컬렉션을 출시했다. 생후 6개월부터 만 5세를 위한 생활 한복 컬렉션이다. 두루마기를 연상시키는 외투, 마고자를 재해석한 셔츠, 조거핏 누빔 바지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리빙 브랜드 ‘자주’는 지난해 실내 전용 모던 한복을 출시했다. 조선 전기의 한복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고름을 없애고 옆트임을 추가해 활동성을 강화했다.
상의 목둘레는 반달을 형상화한 반달깃 형태로 디자인해 곡선미를 살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한복이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한복 근무복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한복의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진스 있음에…신바람 난 하이브 주가
- "공매도 세력 박살냈다"…LG엔솔·포스코케미칼 '불기둥'
- "주사 만으로 20kg 감량"…'메가 블록버스터' 비만약 나온다
- "서울은 낙폭 줄었는데"…수직 하락하는 동탄 집값
- "저 쇼호스트 예능에서 봤는데…" 명품 가방 25분 만에 완판
- [종합] 서인영 "남편 나이 많아…샤워 후 속옷과 옷 준비, 아침엔 음료 배달" ('옥문아들')
- '♥김다예와 2세 준비' 박수홍, 떨어진 남성호르몬 수치에 좌절('편스토랑')
- 블랙핑크 리사,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 다정한 투샷...살아있는 인형
- [종합] '돌싱' 최고기 "여자친구와 교제 1년…공개는 안 할 것" 고백
- 이상순, 제주 카페 논란에 "이효리와 무관…온전히 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