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몸집 더 불렸다…올해 수주목표는 '보수적'
영업익 5000억원대로 '뚝'…현대ENG 실적 악화 영향
신규 수주 35조원 '역대 최대'…올해 목표 '보수적'
현대건설이 지난해 해외 대형프로젝트 호조에 더해 국내 주택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으로 또 한 번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연간 매출액은 20조원을 넘겼고 신규 수주액은 35조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연결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악화로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국내 주택 부동산 시장이 위축할 가능성이 큰 데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높아진 터라 수익성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업이익 22% '폭삭'
현대건설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2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21조 2391억원, 영업이익은 58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17.6% 늘었고, 영업익은 22.8% 감소했다. 매출원가율은 92.9%로 전년보다 2.8%포인트 올랐다. 이 수치에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도 포함해 있다.
현대건설의 별도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10조 3000억원가량에서 12조원 정도로 16.9% 늘었다. 국내에서는 매출이 4.5% 증가했는데 해외에서 전년보다 51% 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 역시 전년 3051억원에서 지난해 3463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하지만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사업 공기 지연 등으로 연결 기준 영업익이 크게 악화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 마르잔 공사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하고, 개포 주공 1단지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현장 등 국내 주택 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주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연결 기준 35조 42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규모로 연간 목표치의 124.9%를 달성했다.
지역별로 보면 해외 수주액이 28조 2875억원으로 전체의 79.9%를 차지했다. 전년 해외 신규 수주 비중은 71.8%였다. 반면 국내 신규수주액 비중은 전년 28.2%에서 지난해 20.1%로 줄었다. 수주액 역시 같은 기간 8조 5214억원에서 7조 1382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필리핀 남부철도 공사와 사우디 네옴시티 터널 공사,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등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다.
국내에서도 샤힌 에틸렌시설 공사와 광주 광천동 주택재개발, 이태원동 유엔사부지 사업, 광양항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공사 등 전방위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수주 잔고도 전년 말보다 14.3% 늘어 90조 283억원을 기록하며 약 4.2년 치의 일감을 확보했다.
수익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재무 상태는 다소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108.3%에서 지난해 111.9%로 올랐다.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같은 기간 190.8%에서 177.6%로 낮아졌고, 자기자본비율 역시 48%에서 47.2% 떨어졌다.
올해 국내 수주 목표 '보수적으로'
현대건설은 이날 연간실적 목표치도 제시했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0.1% 증가한 25조 5000억원을 제시했다.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과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매출과 국내 사업 매출을 통해 이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수주 목표는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35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29조원가량을 목표로 내놨다.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 흐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신규수주 목표액은 18조62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28조2875억원)보다 10조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반면 해외 목표는 지난해 실적(7조 1382억원)보다 높은 10조 4700억원을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 국내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미분양 주택 증가 등으로 건설 업체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문화와 체질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원자력, 수소 등 에너지 전환 사업을 본격화하고 미래 도시와 주거 환경 개발을 선도하는 한편 스마트 건설 기술 확대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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