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두고 與“국정원 돌려줘야” 野 “간첩수사 ABC도 몰라”
정우택 “민주당, 간첩활동 옹호”
하태경 “文정부 간첩수사 막았다”
윤건영 “靑이래라 저래라 한 적 없어”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간첩 사건 수사가 활기를 띠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이 다시 여야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간첩 수사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고 공격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대공수사권 이관을 원상복귀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전정부 탓하지 마라고 반격했다.
정 부의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지하조직이 뻗어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민주당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가짜 평화쇼에 집착하는 동안 종북세력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암약해왔다”며 “2021년 적발된 충북 간첩단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특보로까지 활동했고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 전 보좌관도 북한에 암호문 보고를 한 간첩혐의로 국정원 내사를 받고 있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종북세력들이 백주대낮에 주체사상을 외치고 일부 시민단체가 김정은 찬양 교육을 한 것, 촛불연대가 중고생을 상대로 친북 강연을 벌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이처럼 북한 간첩이 갈수록 활개 치고 있는데 정작 우리의 대공 수사능력은 약화하고 있으니 큰일”이라며 “2011~2016년 간첩 적발 건수는 26건이지만 민주당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17~2020년에는 3건뿐. 요즘 수사받는 간첩활동을 보면 민주당 문재인 정권시절엔 간첩을 적발 못한게 아니라 안 한 것으로 볼 수밖에“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이 ‘요즘 간첩 어딨어’라고 여론을 호도하며 국내이슈로 국론을 분열하는 사이 북한은 안보 무방비 상황을 비집고 들어와 마음껏 대남전략을 펼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부의장은 이에 따라 국정원의 대공수사 인력과 노하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공 수사 무력화는 민주당 정권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고 내년 1월부터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탓이 크다”며 “그러나 수십 년간의 대공 수사 노하우와 전문인력, 촘촘한 해외 정보망을 가진 국정원에 비해 경찰은 경험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런 문제를 심각히 우려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대공수사권 이관에 따른 안보경찰 역량 강화방안 세미나’를 주최한 바 있다”며 “야당은 ‘공안정국 조성’ ‘사찰 부활’이라며 간첩활동을 옹호할 게 아니라 대공수사무력화 국정원법 개정 강행의 장본인으로서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초당적 대책마련에 협력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막았다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까지 막으면 나중에 문제될 것 같으니까 마지막 해에 ‘청주간첩단’ 사건이라고 하나가 터져나왔던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그런 거 안 막잖아요. 막을 필요도 없고 오히려 열심히 독려해야 되고 하니까 막 터져나오는 것”이라고 최근 활발한 간첩 수사의 이유를 이렇게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공수사권을 다시 국정원에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지금은 (국정원이) 국내정치정보를 안 한다. 경찰이 한다”며 “대공수사권 경찰로 가는 걸 문제를 삼은 이유가 경찰이 국내정보도 하고 대공수사도 다 하면 옛날에 국정원이 하는 거랑 똑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경찰에서 악용할 수 있는 소지가 커져서 국내정치 정보를 경찰로 넘긴 이 상황에서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신중하게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해 봐야 된다.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과거 대선 때는 국정원 출신들이 꼭 나와서 한마디씩 했어요, 폭로한다고. 이번 대선 한 건도 없지 않았냐. 왜냐.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정치 정보와 대공수사권을 다 갖고 있던 국정원이 북풍몰이, 공안몰이를 할 수 있어 국내정치에 개입했지만 국내정치 정보를 경찰이 가져간 지금은 대공수사권만으로 북풍몰이를 하기 어렵고 오히려 경찰이 이를 악용할 수 있는 만큼 대공수사권과 국내정치 정보를 한 기관에 줘선 안된다는 것이다.
여당 중진들의 이런 주장에 야당도 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에 대해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결코 없다”며 “국익을 해치는 간첩을 잡는다는데 거기에 다른 계산이 작용할 일이 뭐가 있겠냐. 제발 전임 정부 탓은 이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욱이 간첩 수사는 소매치기범 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은밀히 숨어 있는 조직을 최대한 파악해서 가장 윗선이 어디인지를 알아내야 하고, 물증도 최대한 확보해야 일망타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름표 달고 대놓고 간첩 활동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으니까”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공안몰이의 가능성을 내비치며 윤석열 정부의 간첩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간첩 수사는 보안이 생명이라, 수사 중일 때는 국회를 비롯 그 어떤 곳에도 보고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그런데 어떻게 최근에는 매일 같이 언론에 관련 수사 조각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흡사 언론 플레이를 하는 듯 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조용히 수사해도 그물 사이로 빠져나가기 마련인 것이 간첩 수사인데, 온 동네 시끄럽게 해서 제대로된 수사가 가능할까”라며 “간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망치게 하는 것은 아닌지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간첩 수사의 A B C를 무시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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