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광주 이정효 감독 "작년 무시 당하는 느낌이었는데…"
"무시는 안 당하니까 기분은 좋네요."
광주FC는 2021년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하며 K리그2로 강등됐다. 광주는 김호영 감독과 결별한 뒤 제주 유나이티드 이정효 수석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이정효 감독은 광주의 제7대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첫 해 광주의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초보 사령탑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25승11무4패 승점 86점.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일찌감치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이제 이정효 감독과 광주는 K리그1에서 돌풍을 꿈구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19일 태국 치앙라이 전지훈련 중 구단을 통해 "(기대감이) 많이 커진 것 같다. 다행인 것은 반대로 무시는 안 당하니까 기분은 좋다. 지난해 시작할 때는 많이 무시를 당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광주를 상대로 긴장하고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기대를 받고 가는 느낌이다. 기대에 부응하려면 조금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만큼 준비도 철저하다. 주장 안영규는 "몸만 힘들다가 머리도 힘든 시간이 왔다"고 말할 정도로 전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공 없이 훈련할 때는 몸만 만들면 됐는데 이제 전술 훈련도 겸하고 있다. 몸과 머리를 다 써야 하니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힘들지만, 나도 힘들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예상하고, 그런 훈련을 계속하니까 머리를 많이 써야 해서 나도 힘들다"고 웃었다.
이어 "똑같은 전술 훈련이 아니라 계속 변하니까 선수들도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이고 하다 보니 엄청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그걸 즐기고 있다. 문제가 힘들어야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정답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런 것을 보면 재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베테랑 안영규의 성장에 힘을 얻었다. 2018년까지 광주 소속이었던 안영규는 성남FC를 거쳐 지난해 광주에 재입단했고, K리그2 MVP를 거머쥐었다.
이정효 감독은 "틀을 깼다고 해야 할까.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 선수인데 축구가 늘었다. 그걸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 나이를 먹더라도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축구를 하면서 생각하고 변화를 가져가면 바뀔 수 있다"면서 "은퇴 시기에 고향 팀으로 돌아와 좋은 활약을 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더 뭉클하고 벅찼다. 내가 상을 탄 것보다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루키 정호연을 콕 찍었다면 올해는 정지훈이다. 정호연은 지난해 36경기에 출전하며 광주 승격에 큰 힘이 됐다.
이정효 감독은 "(정호연은) 내 예상이 맞았다. 그런데 내 생각을 더 뛰어넘었다. 벌써 올해가 기대된다. 2주째 훈련하는데 또 성장했다. 나도 야망이 큰데 나보다 꿈과 야망이 큰 것 같다"면서 "정지훈도 벌써 싹수가 보이기 시작해 기대된다. 정호연 만큼 잘 뛰고, 스피드가 있다. 민첩하고, 똑똑하다. 다만 엄지성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스승 남기일 감독의 제주와 맞대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또 K리그1에서 상대하고 싶은 팀으로는 포항 스틸러스를 꼽았다.
이정효 감독은 "(제주전은) 솔직히 기대는 안 한다. 남기일 감독님과 나 사이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가 있어서 그런데, 기대보다 38경기 중 1경기라 생각한다"면서 "포항전이 기대된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기업구단이지만, 없는 자원으로 김기동 감독님이 팀을 잘 만들었다. 보통 분은 아닌 것 같다. 한 번 부딪혀보고,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K리그2와 K리그1은 분명 다르다. 선수층의 차이도 인정해야 한다.
이정효 감독도 "지난해 로테이션을 많이 돌렸다면 올해는 그만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K리그1은 수준 있는 선수가 많아 한 번 실수가 골로 직결된다. 그렇지만 용기있게 도전적으로 갈 것이다. 변한 것이 있다면 용기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 하는 축구, 전술적인 부분이 마스터가 되면 어떤 팀과 붙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수정하고 개선하고, 또 발전시켜 최고의 선수단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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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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