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부창부수·부동산 투기의혹" vs 나경원 "허위주장 책임져라"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과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이 충돌했다.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남편의 대법관설을 제기하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해당 의혹들을 반박하며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과 나 전 의원 간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다.
19일 뉴시스 취재 종합결과, 홍 시장은 최근 정치권에선 돌고 있는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의 대법관설을 에둘러 거론하며 나 전 의원 부부를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나 전 의원이 출마 여부와 김재호 부장판사의 대법관 자리가 연결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아울러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장관 인사청문회에 나설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창부수(남편과 아내가 화합함)라는 말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이라며 "그런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를 욕망하고자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자의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자리도 벅찬 것을 부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다고 한다"며 "미국 클린턴 부부야 탁월한 사람들이고 윤리의식이 다르니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즉 유력한 당권주자인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는 대법관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치권의 이야기를 들어 비판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의 남편은 김재호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시절부터 친한 선후배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하며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장관) 검증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나 전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다. 그 발언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전 의원측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서울 중구의 상거건물 매입가는 54억7500만원이고 매도가는 59억 5000만원"이라며 "취등록세, 양도세, 대출중도상환수수료, 부동산중개료를 제하고 1600여만원의 이득을 얻었는데 이게 무슨 투기의혹이 있다는 거냐"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제일 미워했던 나 전 의원에게 위법이나 기타 문제가 있었으면 그대로 뒀겠느냐"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이 매입한 신당동 빌딩을 1년만에 원가수준으로 되팔았다는 기사 링크도 함께 올렸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남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빌딩을 2021년 4월 54억7500만원에 매입해 1년 뒤인 2022년 4월 59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매입 당시 42억원가량을 은행 대출로 조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업계에선 원가 수준에 빌딩을 재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 시장은 19일 나 전 의원을 연일 비판하는 이유와 관련해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 거짓 품격과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 걸 더 이상 참고 볼 수 없다"며 "지극히 싫다"고 밝혔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을 사임하자 대통령실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까지 모두 해임조치하며 불만을 드러낸 상태다.
특히 나 전 의원이 지난 17일 자신의 해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상황이 더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임명된 뒤 처음으로 본인 명의의 공지를 내 나 전 의원을 작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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