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135일만에 정상 가동···철강업계 올해는 훈풍 분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철강업계가 2023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 중국발 훈풍이 불어오면서다. 지난해 포항제철소 침수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포스코도 4달여만에 모든 피해를 복구하고 정상 조업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 17개 압연공장의 복구를 완료하고 20일부터 완전 정상 조업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6일 태풍 힌남노로 인근 하천의 물이 넘치면서 압연 공정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임직원 등 연인원 140만여명이 동원된 끝에, 포스코는 지난해 말 15개 공장을 복구했고 이날 도금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복구까지 모두 마쳤다. 침수 피해를 입은지 135일만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판매량은 4분기 기준 700만t 정도였으나, 포항제철소 복구로 올해 1분기에는 850만t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기업들은 하반기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포항제철소 복구와 맞물려 올 초부터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우선 철강재 가격이 반등 기미를 보인다. 대표적인 철강재 지표인 미국 중서부 열연코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11월 t당 6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올 초 반등에 성공해 700달러선에 안착했다.
중국 경기 회복이 대표적인 ‘철강 부활’의 신호탄이다.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주택 구입자 대출규제 완화, 건설업 금융지원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대규모 정책 패키지를 내놓은 바 있다. 철강업계의 큰손인 중국에서 건설 산업의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중국 철강업계는 올해 수요가 9억8527만t으로 전년 대비 1.4%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부동산 유동성 지원이 철강 수요의 대대적인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오는 3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이후 추가 부양책이 나오면 경기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상승은 부담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중국산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0월 t당 82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올라 지난 13일에는 12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 만에 다시 t당 12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 역시 중국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위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부양책, 그리고 최대 명절인 춘제 이전에 원재료를 비축해 놓으려는 수요가 겹치면서다. 철광석 가격 상승분은 올해 시차를 두고 철강사들의 주요 매출처인 조선용 후판 가격 등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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