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재등판…BNK금융 차기 회장에 빈대인
내부출신+경영능력+출신학교 등 현 상황서 '최적'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됐다. 그간 정치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회장으로 내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내부출신 인사가 회장자리에 오르면서 '외풍' 논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빈대인 회장 후보는 성세환 전 부산은행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하차한 이후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다. 다시 BNK금융지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평가된다.
BNK금융지주는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차기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은 오는 3월 있을 정기 주주총회날 임기를 시작해 3년동안 BNK금융지주를 이끌 예정이다.
BNK금융, 4개월 고민 끝에 빈대인 '복귀' 결정
지난해 11월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여러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이후 BNK금융지주는 곧장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돌입했다.
다만 쉽게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통상 금융지주들의 회추위가 약 2개월 가량의 일정을 걸쳐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BNK금융지주 회추위는 기간을 더 쓴 셈이다. 오랫동안 고민했다는 부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BNK금융지주가 고민을 거듭한 이유는 김지완 전 회장이 좋지 않은 이유로 사퇴한 데다가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회장 선임 과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BNK금융지주는 김지완 회장 퇴임이후 외부출신 인사도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고 정관을 개정했다. 사실상 정치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회장으로 앉히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김 전 회장이 BNK금융지주 내부출신 인사가 아닌데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후보 캠프 경제고문을 맡은 이력이 있어 이같은 논란에 불을 부었다.
BNK금융지주 회추위 역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했다가는 '외풍'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질 수 있어서다. BNK금융지주 노조 역시 '낙하산 인사'를 반대 성명을 내며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BNK금융지주 특정학교 출신(부산대, 동아대, 부산상고 등)이 회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인력풀'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결국 BNK금융지주는 장고 끝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BNK금융지주 회추위는 최종후보 선정 이유로 "빈대인 후보자는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금융분야 전문성과 지역은행 최초 모바일 뱅크 출시와 같은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산은행장 재임시절 직무대행을 맡으며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이끄는 등 조직 관리 역량도 보여줬다"라며 그가 직무대행 당시 보여줬던 리더십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빈대인의 복귀를 가능케 한 것은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2021년 3월 부산은행장 자리에서 내려올 때까지 쭉 부산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출신 인물이다. 그의 이러한 경력은 자연스럽게 '외풍'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주가조작 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조직을 빠르게 추스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재임기간 동안 부산은행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며 경영 능력도 보여줬다.
2017년 부산은행의 당기 순익은 전년 대비 37.8% 감소한 2032억원에 그쳤다. 빈대인 후보는 조직을 안정화 시킨 이후 외형성장을 이끌며 2018년에는 순익을 3467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부산은행은 빈대인 후보의 임기 기간인 2019년에는 3748억원, 2020년에는 3085억원의 순익을 내며 BNK금융지주 핵심 계열사 역할을 해왔다.
아울러 미래채널본부 부행장을 지내던 시절 지방은행 역시 디지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고 행장 취임이후 지방은행 최초 모바일 뱅킹을 출시했다.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지방은행 경쟁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질적성장도 이끌었다는 평가다.
출신학교 역시 그가 BNK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되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부산동래원예고, 경성대를 졸업했다.
그간 BNK금융지주 내부에는 부산대, 동아대, 부산상고 등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파벌이 형성됐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전임 회장 사퇴 이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고 한다"라고 꼬집었을 정도다.
이에 학교간 파벌 싸움과 관련이 없는 만큼 조직의 갈등을 해묵은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역시 그가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 이유로 꼽힌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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