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20일 0시부터 일반 차량도 통행···서대문구 “상권 활력 자신”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20일 일반 차량이 다시 통행한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연세로가 차량 통행을 시범 재개한 뒤 상권 활성화 등의 효과를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20일 0시부터 오는 9월30일 자정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범 해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이륜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24시간 연세로를 통행할 수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유지할지 영구 해제할지 여부는 시범 해제 기간 동안 상권 매출을 바탕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2022년과 2023년 상반기(1월~6월)의 상권 매출을 비교해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체증 발생 빈도 등 차량 통행 상황도 함께 고려된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측정치에 성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하고 성과가 없다고 하면 원위치 시키겠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라고 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해제 권한은 서울시가 갖고 있다. 이 구청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가) 해제될 것으로 확실히 믿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세로는 2014년 이후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었다.
서대문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이 해제되고 나면 주차공간 확대·인근 상권 지구단위계획 변경·경의선 철도 지하화 등을 통해 신촌 상권을 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이달 28일부터 주말·공휴일에 연세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게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경의선 철도 수색역~서울역 5.4㎞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 부지를 복합 개발하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매출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신용카드 사용내역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라며 “전문기관에서 기간을 대비해 평가하는 것”이라며 객관성이 있는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기간 신촌의 상가 폐업률이 서대문구 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고 했다.
차량 통행 재개 명분은 상권 활성화지만, 보행 인구가 줄어들면 상권 매출이 오히려 줄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 구청장은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학생대표, 경찰, 교통전문가, 서대문구, 상인 등 10명이 상권에 차량 통행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계측할 예정이다. 결과를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근 지역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서대문구가 ‘명분 없는’ 차량 통행 재개를 결정했다고 비판한다. 환경운동연합·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등 단체들의 연합인 ‘연세로공동행동’은 20일 1인 시위와 함께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 걸기’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손솔 연세로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보행환경 개선 정책이기 때문에 보행자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서대문구는 보행자 의견은 소홀히 듣고 있다”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조사를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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