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위대한 시작은 이질감에서 시작, 베토벤 웃고 있을 것"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벤')' 프레스콜에서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을 맡은 카이는 베토벤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것들에 대해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카이는 "베토벤 음악이 이미 완벽에 가깝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그 상태 그대로를 가만히 앉아 지켜보는 심정으로 노래를 불러내고 있다"며 "특히 기악곡이 아니라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승화 되지 않았나. 그럼에도 음악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에 '내가 연기하는 감정이 대사와 어우러져 전체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올린 적이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스토리, 대본, 음악이 명확하게 있기 때문에 훨씬 접근하기가 용이하고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긴다. 근데 '베토벤' 같은 경우는 월드 프리미어로 대본을 받지 못하고, 음악도 못 들은 상태에서 참여하게 됐다. 어떤 쓰임새로 활용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고작 내가 베토벤 음악을 좀 더 들어봤다고 해서 그것이 베토벤을 연기하는 것에 대단한 베이스가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고, 지금도 클래식 음악 듣기를 취미로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베토벤의 음악이 음악사에서 얼마나 완벽한지 조금이나마 알기 때문에,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이라며 웃더니 "그 무게감이 더 느껴지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카이는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베토벤 님께서도 하늘에서 우리 작품을 보면서 호탕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위대한 시작은 늘 이질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베토벤의 음악을 로큰롤 스타일로 변형 시킨 실베스터 르베이의 도전 정신에도 박수를 보낸다. 베토벤이 하늘에서 만족까지는 모르겠지만 박수와 응원을 보내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부터 4일 간 6회의 월드 프리미어 프리뷰 공연을 성료하고 본격적인 공연의 막을 올린 '베토벤'은 유럽 뮤지컬의 전설,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가 국내 EMK와 함께 7년 간의 제작 끝 선보인 작품이다
화려한 삶을 즐기는 세기의 음악가가 아닌 콤플렉스와 절망으로 점철된 굴곡진 삶을 살았던 외롭고 상처 받은 영혼의 소유자 베토벤이 그의 인생에 유일한 구원이었던 운명의 사랑 안토니(토니) 브렌타노를 만난 후 1810년부터 1812년까지 서사를 중점적으로 전한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이자 예술가,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인 루드비히 반 베토벤 역 박효신·박은태·카이, 베토벤과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안토니(토니) 브렌타노 역 조정은·옥주현·윤공주, 베토벤의 동생인 카스파 반 베토벤 역 이해준·윤소호·김진욱을 포함한 52명의 배우들이 열연한다.
악성(樂聖) 베토벤의 예술가적 면모와 사람 냄새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베토벤'은 오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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