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차 안에 들어간 OTT…1분기 ‘웨이브’ 탑재 현대 전기차 나온다
전기차 대중화로 '나만의 영화관' 수요 커져
자율주행 시대 오면 더욱 시장 확대될 듯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올 1분기 중 국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탑재한 현대자동차(005380) 전기차 모델이 출시된다. 국내 토종 OTT로선 첫 차량 탑재다. 차량이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닌 사무실이자 휴식 공간,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해나가는 과정에서 토종 OTT들의 플랫폼 다변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콘텐츠웨이브와 현대차그룹은 차량에 OTT를 탑재하기 위한 막바지 조율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차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출시가 예정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모델인 ‘디올 뉴 코나 EV’, 대형 SUV인 ‘EV9’, ‘아이오닉5 N’ 모델 등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시기는 올 1분기가 유력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출시될 신차에 OTT가 상용화돼 첫 적용될 예정인 것은 맞다”면서도 “차종과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기아 ‘카니발’, 현대차 ‘그랜저’, ‘제네시스’, ‘펠리세이드’ 등 모델의 뒷좌석에 설치된 차량용 인포테이먼트 시스템(IVI)를 통해서만 유튜브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100만원이 훌쩍 넘는 옵션을 별도 설치해야 하는만큼, 수요층이 제한돼 대중적인 보급으로 이어지긴 어려웠다.
이번에 현대차에 탑재되는 웨이브는 앞좌석에 설치된 IVI에서 제공된다. 특히 전기차를 첫 탑재 차량으로 결정한 이유는 충전시 소요되는 20~40분(급속충전 기준) 정도의 시간 동안 OTT를 즐기는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최근 차박 문화 등 차를 여가 공간으로 활용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변화를 불렀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는 연료 낭비와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5분 이상 공회전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전기차는 이같은 제약이 없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놓고 차 안에서 IVI의 넓은 화면과 풍부한 사운드를 즐기며 마치 ‘자동차 영화관’과 같은 경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된 차량 중 앞좌석 IVI에서 OTT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차량은 테슬라가 유일했다. 테슬라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판매 차량에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트위치, 유튜브 등의 서비스를 구축해 운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테슬라 차량에서 별도의 테더링 등을 하지 않고 바로 OTT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월 7900원의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라는 구독상품을 결재해야 하지만, 차 내부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경우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비전을 발표하며 독자 자동차 운용체계(ccOS)를 개발·발전시키고 있는 현대차 역시 커넥티드카 킬러 서비스로서 OTT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1년 12월 CJ ENM과의 제휴를 통해 ‘티빙’ 등을 도입하기로 MOU를 맺었고, 지난해 9월에는 웨이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히 무선통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 기술을 2025년까지 모든 신차에 탑재될 예정이어서, 차량 속 OTT 시대가 더욱 가속화됐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다가오는 레벨4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탑재된 레벨 3까지는 예외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전방주시’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레벨4부터는 ‘완벽한 무인운전’이 가능해져 차량탑승객 누구나 영화나 드라마, 게임, 휴식 등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이 이동수단이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차량기능 구독 경제’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OTT 입장에서도 새 플랫폼을 개척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웨이브는 현대차 외에도 티맵모빌리티와 지난해 11월 MOU를 맺는 등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르노·볼보·폴스타 등의 브랜드에 탑재된 ‘티맵 오토’ 적용 차량에 ‘차량용 OTT’ 서비스 개발과 공급을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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