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국민 듣기평가 또 하나?···국민의힘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말장난”
현 상황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논평
국민에 사과·이란에 해명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둔한 국민의힘을 향해 “전국민 듣기 평가를 또 하자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정의당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대통령 발언을 뒤늦게 수습하려다가 엇박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윤 대통령의 ‘UAE의 적,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 발언을 놓고 ‘이란을 적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UAE의 적은’ 하고 한 템포를 좀 쉬고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얘기한다”며 “이야기를 하다가 잠깐 멈칫하고 그 다음 발언에 대한 정정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바이든 대 날리면’ 사태로 전국민 듣기평가를 한 것이 얼마나 됐다고 또 듣기평가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외교적으로 부당한, 전적으로 무지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말장난으로 사태를 모면해 보려는 국민의힘의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란이 UAE의 적대국이 맞지 않나’라고 발언한 것도 문제삼았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정 의원은 ‘이란이 UAE 적대국이 맞지 않냐’는데, 김 비대위원은 대통령이 ‘UAE의 적은’이라고 말하고 한 템포 쉰 것을 보면 이란을 적으로 규정한 게 아니었다고 한다. 실로 대단한 해석 능력”이라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한쪽은 UAE의 적국이 이란이 맞다고 다그치는데, 한쪽은 그게 아니란다”며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리려다 스텝이 꼬여버린 여당의 모습을 현 상황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은 여당과 정부를 총출동시켜 발언 합리화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라”며 “대통령은 실언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이란에도 정중하게 해명하시라”고 촉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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