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고은 문단 복귀에… 이승하 시인 “반성과 사과 필요”

김명진 기자 2023. 1. 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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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이 성 추문 이후 사과 없이 최근 5년 만에 출판사 ‘실천문학사’를 통해 시집을 출간한 것을 두고, 이 출판사 편집자문위원인 이승하 시인이 19일 고은 시인과 출판사 대표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고은 시인. /뉴스1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이승하 시인은 이날 문학 전문지 뉴스페이퍼에 기고한 글에서 고은 시인을 향해 “사람은 죄송하다고 말하는 이에게 침을 뱉지 않는다. 고은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과 사과”라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과오도 저지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라며 “‘후회할 행위’를 붓다인들 예수인들 생애 내내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예수를 신으로, 붓다를 성인으로 추앙하는 이유는 그들이 반성하고 거듭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패소로 1심, 2심 재판이 끝났을 때 고은 시인이 최소한 ‘(그때 내 행위의 진위에 관계없이)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 반성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노벨문학상 후보에 여러 차례 올랐던 고은 시인의 시를 온당한 평가의 대상으로 복귀시키려면 자신의 결단이 중요하다. 그것을 나는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또 고은 시인의 책을 낸 실천문학사 윤한룡 대표를 향해서도 “고은 시인의 시집과 대담집 발간은 실천문학사에서 책을 낸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되고 말았다”면서 “윤 대표는 실천문학사에서 책을 낸 모든 사람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천문학사 편집자문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은 시인은 2017년 12월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로 그의 성 추문을 폭로한 뒤 최근까지 문단 활동을 중단해 왔다. 최영미 시인은 언론 등을 통해 고은 시인이 1992~1994년 술집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 등이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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