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다크투어리즘 최적지…민주·인권 거점으로 육성해야”
전남지역을 국내 대표 다크투어리즘(역사교훈관광) 거점명소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남에는 일제강점기 잔재와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등 다양한 유형의 관광자원이 약 290곳에 이른다.
19일 광주전남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전남 역사교훈관광 활성화 방안’을 보면, 전남지역은 다크투어리즘과 관련된 관광자원이 288곳에 달해 국내 역사교훈관광의 최적지다.
다크투어리즘은 ‘어두운’이라는 사전적 의미인 영단어 ‘다크’에서 재난·전쟁·역사적 참변 등으로 확장된 용어다. 비극적인 현장을 둘러보고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남도는 2021년 ‘역사교훈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특화 전남형 역사교훈관광을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5년마다 역사교훈관광 육성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문화도 했다.
다만 지원 조례는 세부 추진 방안이 수립돼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역사교훈관광 사적지는 지정·등록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구술증언자의 고령화 등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다크투어리즘 거점명소 육성화는 이들 자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뜻하는 것이다.
전남지역 역사교훈관광자원 중에는 1900년부터 1907년까지 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된 옛 목포일본 영사관과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여수 비행장 활주로 등 일제 잔재 63곳이 있다. 5·18 민주화운동과 4·19혁명 관련 자원은 5·18 당시 시위대에게 숙식을 제공했던 해남 대흥사 여관 터, 농고생 500여명이 ‘계엄철폐’를 외치며 시위한 강진농업고등학교 등 26곳이 있다.
남도의병(임진·한말 의병)과 민족동란(여순사건, 민간인 학살, 6·25 추모비)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원도 여수·순천·광양·나주·고흥·구례·담양 등 199곳에 달한다.
광주전남연구원 문창현 책임연구위원은 전남형 역사교훈관광의 기본방향을 미래세대를 위해 교육에 오락성을 가미한 체험학습거점 조성으로 꼽았다. 역사적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고 복원한 전시·체험기반의 차별화된 융복합형 특화모델로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세부적으로 남도메모리얼뮤지엄 조성과 역사교훈관광 통합데이터베이스 구축, 한·중 항일운동 미래세대 교류 활성화 등 12개의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문 책임연구위원은 “국내 대표 역사교훈관광 거점명소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전남에 역사교훈을 위한 관광벨트를 구축해 초·중·고 수학여행, 항일운동 역사탐방, 민주·인권 체험학습 등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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