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소득세 부담 커진 자산가라면 … 저축성 보험 가입부터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정기예금 금리 年 4% 달해도
이자소득 많으면 금소세 대상
저축성보험 가입 10년 이상땐
1억한도로 비과세 혜택 받아
은행이자 +α 수익 노린다면
만기매칭형 채권형 ETF 매력

서울시에 거주 중인 A씨(56)는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전문직 개인사업자다. 가족으로는 배우자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그리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이 있다.

지난해 1월에 예치한 정기예금 10억원 만기가 도래했는데, 늘어난 예금이자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어 소득세 및 건강보험료가 상승하지는 않을지 고민이다. 또한 작년에는 연초 1100원 후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0월에는 1400원 넘게 오르면서 자녀 2명의 유학 자금이 늘어났던 기억도 있어서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해서 어떻게 유학자금을 준비해야 할지 궁금하다.

오래전 세액공제 목적으로 가입한 연금저축보험 및 개인형퇴직연금(IRP)도 고민이다. 합산 잔액은 1억원을 육박하는데, 오랫동안 자동이체되고 있어 신경 쓰지 않았다. 신문 기사나 뉴스 등을 보면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관심을 두고 운용을 해야 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4% 초반대로, 1년 전 정기예금 금리 연 1%후반대 대비 크게 올랐다. 만약 A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정기예금 10억원을 연 4.3% 1년 정기예금으로 재가입 한다면 세전 이자 4300만원으로 이자 자체는 과거 대비 3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게 돼 A씨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며 2000만원 초과분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약 6.6~49.5%의 누진 소득세가 적용되고 건강보험료 상승도 예상된다.

저축성 보험에 가입해 10년을 유지하면 1억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억원을 초과하여 가입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은 없지만, 과세이연 효과가 있다.

과세이연 효과는 세금 납부 시점을 일정 기간 연기해주는 것으로 비과세와 비슷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험회사 저축 상품 금리는 매월 공시이율을 적용하는데, 작년 말부터 각 보험회사에서 공시이율과 별개로 특판 5년 확정 고금리 저축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연 4~5% 후반대로 5년 시점 환급률 약 130% (5년 정기예금 연 6% 효과) 전후다. 5년 만기 시점 원리금을 전액 해지하는 경우 5년간의 금융소득이 일시에 발생하므로, 원금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5년 시점 원금만 인출하고 이자는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매년 발생하는 금융소득 상황에 맞게 연도를 분산하여 이자 수령할 것을 추천한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도 매력적이다. 채권의 장점과 채권형 ETF의 장점이 결합된 상품이다. 기존 채권형 ETF는 만기가 없어 ETF 매각 시까지 지속적으로 금리 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하지만 최근 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만기가 있는 ETF의 경우에는 만기까지 보유 시 금리변동 위험은 작으면서 가입 당시에 각 운용사에서 고시되는 금리에 근접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2023년 세법 개정으로 연금계좌(연금저축 + IRP)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됐다. 세액공제 한도는 900만원이지만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세액공제를 초과하여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액공제 초과 납입 원금은 비과세되며 발생한 이자 부분에 대해서는 낮은 연금 소득세율 3.3~5.5%가 적용된다. A씨의 경우 고소득자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고민을 감안할 때 연간 1800만원을 납입해 절세 혜택 및 연금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보통 보험회사에서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가입 당시 납입기간(10~20년)을 정해 가입하지만 은행,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연금계좌는 납입 만기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소득 발생 중이고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한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 납부할 수 있다. 연금계좌 가입일로부터 5년 경과하고, 만 55세 이후 연금 개시 신청이 가능하다. 연금 수령 기간을 길게 잡을수록 세제 혜택은 늘어난다. 수급 연령에 따라 3.3~5.5% 연금소득세가 부과되고, 연금을 일시에 수령하면 세율이 높은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한영숙 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센터 Gold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