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흘째 잠행, 김기현 "연포탕 정치할 것", 안철수 "결선 1위 자신"

19일 대구 동구 MH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경원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책임당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당 대표 출마 촉구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9일 사흘째 공개 일정 없이 잠행 중이다. 나 전 의원이 주춤한 사이 상승세를 탄 김기현 의원은 통합의 리더십으로 차별화에 나섰고 주력 지지 기반으로 수도권·청년층을 갖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대구를 찾아 전통 지지층 표심에 호소했다.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입장 표명 시기에 관해 "(대통령이) 경제외교, 국익외교를 할 때 국내 정치 문제로 걱정을 끼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기 때문에, 귀국 이후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친윤 주류의 십자포화에, 최대 자산이었던 지지층 이탈 움직임이 여론조사에서 포착되자 고민 수준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퇴로가 사라진 현 조건에 향후 정치 행보까지 고려했을 때, 나 전 의원이 결국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나 전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것도 출마 의지의 일환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 전 의원은 이날 '나경원 전 원내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홍준표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에 대해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이라며 직접 맞받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숨고르는 사이 광폭 행보를 하고 있는 주자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다.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를 시작으로 '친윤단일후보'로 자리매김한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심이 떠난 당심은 없고 민심과 분리된 윤심도 없다"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특히 "연대와 포용, 탕평(연포탕)의 정치로 총선승리를 위한 '국민 대통합의 기치'를 올리겠다"며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대세론을 탔다고 보고, 이제는 지지층을 넘어 민심에 호소하는 단계로 '통합의 리더십'을 내세우겠다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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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친윤계의 압도적 지지가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김 의원이 관련 이슈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읽힌다. 김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이 '공천 줄 세우기 아니냐'는 질문에 "관계없다"며 선을 그었고, 당 대표가 되면 장제원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길 거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적 없고 내정한 사실도 없다"고 답했다.

안철수 의원은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확장력이 당 대표에 주효하다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의 특징은 결선투표가 있는 것 아니겠나. 결선투표 때 과연 누가 수도권에서 이길 것인가, 누가 더 확장성이 있는가, 그런 점을 두고 당원들께서 결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결선투표에서 1위를 할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수도권이 지역기반인 윤상현 의원과 나 전 의원과의 '수도권 후보 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나 전 의원에 대한 친윤주류의 공격에 "집단린치로 표현할 만한 그런 일들은 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며 엄호에 나서는 동시에 친윤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을 경계했다. 이날 대구에서 전통 지지층 표심에 집중한 안 의원은 다음 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중도실용'의 이미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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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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