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韓 에이스…이의리 "선배들 넘어서야 성장"

김희준 기자 2023. 1. 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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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도쿄올림픽 이어 WBC 대표팀에도 발탁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훈련
"꿈은 크게 가져야, WBC 우승 목표로"

[요코하마(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경기, 1회초 대한민국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1.08.0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미래 한국 야구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손꼽힌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혔던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고, KIA는 그에게 계약금 3억원을 안겼다.

입단 직후부터 시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로 눈도장을 찍은 이의리는 2021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고, 데뷔 첫 해부터 꾸준히 선발 투수로 뛰었다.

이의리는 2021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기 5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의 성적을 거두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프로 2년차인 지난해 이의리는 풀타임 선발로 뛰며 29경기에 등판,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직구 구속을 끌어올린 가운데 변화구 구종을 늘리고 완성도를 높이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국내 최고 좌완으로 손꼽히는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의 계보를 이을 자원으로 거론되는 이의리는 2021년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도 선발됐다.

생애 처음으로 WBC 무대에 서게 된 이의리는 지난 9일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일찌감치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의리는 이정후와 함께 지난 14일 미국프로농구(NBA) LA 클리퍼스와 덴버 너기츠의 경기가 열린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 깜짝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의리는 "(이)정후형 지인을 통해서 초대를 받았다. 종종 하이라이트로 NBA 경기를 보곤 했는데, 경기장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프로 입단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만 전지훈련을 해야했던 이의리는 "사람들만 다를 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면서 "에이전시에서 미국에 가서 훈련할 사람을 모집했는데 미국에서 훈련을 해보고 싶어서 가겠다고 했다. 아직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운동을 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10년 넘게 국가대표 선발 투수진을 지탱한 김광현, 양현종은 후배들이 전면에 나설 차례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김광현은 "이제 후배들이 주축이 돼야 한다. 나는 대표팀에 발탁되면 투수진의 정신적인 기둥 역할을 하면서 후배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리는 "선배님들 말씀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선배들이 자리를 비켜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배들을 넘으려고 해야 성장할 수 있다"며 "그래야 한국 야구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의리는 성인 대표팀 데뷔전이었던 도쿄올림픽에서는 두 차례 선발로 나섰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5이닝 4피안타(1홈런) 3실점했고,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는 5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했다.

도쿄올림픽 이야기를 꺼내자 이의리는 "솔직히 잘 던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아쉬워하면서도 "당시에 긴장은 됐는데, 긴장이 조금씩 풀리니 재미있더라"라고 떠올렸다.

첫 성인 대표팀에서 태극마크의 무게감도 느꼈다.

이의리는 "선배들이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뽑힌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니 부담없이 편하게 해라', '즐기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며 "하지만 선배들이 얼마만큼의 중압감과 부담감을 느끼는지 두 눈으로 봤다"고 했다.

이번 WBC 대표팀에서도 '막내'인 이의리는 "WBC에서 뛰게 된 것도 마냥 좋은 느낌이기는 하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서 성적이 안 좋아서 팬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 막상 가서 던질 것을 생각하면 책임감도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빅리거들이 나서지 않는 도쿄올림픽과 달리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도하는 WBC에는 빅리거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의리는 "아직 못해본 경험이 많다. 어떤 나라와 붙어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어떤 팀이든 한 번 상대해보고 싶다"며 "내가 도쿄올림픽 때와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그래도 역시 가장 비장한 각오를 갖게 되는 것은 한일전이다. 한국은 3월 10일 일본과 1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 때 내가 일본전에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한층 비장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번에 일본을 만나면 더 비장한 각오로 뛸 것 같다"고 밝혔다.

WBC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은 목표에 대해 "모든 분들이 한국 야구의 위기라고 말씀하시는데,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 많은 경기를 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본을 벗어나 (준결승, 결승이 열리는)미국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이의리는 "스스로 미국에 간 뒤 우승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선수라면 조금 부족해도 꿈을 크게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대표팀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잘 던져서 이기면 좋겠지만, 승리만 보고 나아가야 한다"며 "내가 못하더라도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잘 하고 있을 때는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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