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운전 후 10분 휴식…만성질환자 약 충분히 챙겨야"
과음·과식 등 음식섭취 주의
해외여행자 풍토병 사전 예방
부모님 가벼운 질환 잘 관찰을
흉통·저혈압 땐 즉시 병원가야
설 연휴다. 명절이 되면 응급실이 북새통을 이룬다. 푸짐하게 차린 차례 음식을 과식해 배탈 나는 사람도 많고 장시간 운전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해외에서 명절을 지내는 사람들은 각종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자녀들은 이때를 활용해 부모님 건강 상태를 살펴보면 좋다.
○‘여유 운전’ 명심해야
명절이 되면 귀성객 등 차량이 급증하면서 교통사고가 늘어난다. 도로 정체가 심해 운전자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데다 장기간 운전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사망사고도 증가한다. 따라서 두 시간에 적어도 한 번은 10분 이상 쉬어야 한다.
실내에 산소가 부족하면 졸음이 올 수 있다. 차량 내부는 항상 산소가 모자라는 상태이기 때문에 자주 환기해야 한다. 난방 장치를 켤 때는 환기 기능을 사용하고 자주 창문을 여는 게 좋다. 대형 사고는 대부분 음주와 졸음 때문에 생긴다. 운전 도중 졸음이 몰려오면 운전자를 바꾸거나 잠깐이라도 잠을 청하는 게 좋다.
명절 기간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상당수는 과식이나 과음으로 탈이 난다. 과음, 과식은 배탈뿐 아니라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명절에 주로 먹는 전,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주현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명절은 폭식과 야식, 활동량 감소 등으로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며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라면 팽만감이 더 잘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여행 시 풍토병 주의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다. 해외여행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풍토병이다. 여행 기간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풍토병에 걸리면 현지인보다 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을 수 있다. 대처가 늦어질수록 증상은 악화한다.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간다면 말라리아와 뎅기열에 주의해야 한다. 뎅기열은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 말고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주의해야 한다.
외출할 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긴 옷을 입는 게 좋다. 말라리아 감염을 막기 위해 여행 전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모님 건강도 잘 살펴야
설 연휴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잘 살펴보자. 노화 과정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넘겨버리는 증상도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년기 근육량은 건강을 지키는 필수요소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근력이 떨어지면 관절 감각이 줄고 연골세포 회복력도 약해진다”며 “통증이 느껴지고 관절이 붓기 시작하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근육량 유지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는 채소도 충분히 챙겨야 한다. 물은 가능한 한 많이 마셔야 한다. 치아나 잇몸 통증 때문에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식사를 거르는 노인도 많다. 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잇몸과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파괴된다. 예방을 위해 매일 식사 후 꼼꼼히 칫솔질을 해야 한다.
최근 6개월 내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은 추가 골절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는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이용해야 한다. 양손에 물건을 들고 길을 걷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노년기에 술을 많이 마시면 부정맥, 인지기능 저하, 영양실조, 골다공증, 낙상, 우울증 등이 생기기 쉽다. 흡연은 기관지와 폐 건강에 영향을 준다. 폐암 식도암 방광암 후두암 위험이 두 배 정도 높아진다.
심장질환 증상도 살펴봐야 한다. 권현철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장은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쥐어짜는 듯 뻐근한 흉통이 느껴지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을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이 생겨도 환자의 25%는 흉통을 호소하지 않는다. 노인이나 당뇨 질환자는 심한 무력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저혈압 등의 증상을 대신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정은/이지현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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