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ESG 전환에서 ‘꼭 필요하다’고 외친 것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항공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담당들은 항공업계의 ESG로의 전환에서 ‘신중한 관련 법령 제정’과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도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 항공기 탄소 배출 규제 ‘코르시아’ 대응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뽑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6개 항공사와 SK에너지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항공사 ESG 세미나’에서 각 사들의 ESG 현황과 해결과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SK에너지는 현재 SAF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ESG가 필수 요소라는 데 공감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항공업계가 3년 가까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와 별개로 ESG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ESG 등급 등과 상관없이 진정성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이 이슈만큼은 항공사들이 공동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SG 전환에서 필요한 요소로는 ‘정부 지원’과 ‘신중한 법령 제정’이 뽑혔다. 김현석 SK에너지 대외협력실 부장은 “친환경 전환에서 대표적으로 필요한 것은 친환경 연료”라며 “바이오항공유 공장을 지으려면 최소 2년에서 2년 반 정도가 필요하고 투자 규모도 조 단위가 들어가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령 제정을 신중하게 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신 대한항공 정책지원실장은 “법제화가 한 번 되면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일부 예외조항 등 세이프가드를 입법조항에 포함해줬으면 좋겠다”며 “친환경 전환 이외에도 현재 일몰된 항공기 투자 등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SAF, 지속가능항공유에 대해서는 모두가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일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석병 아시아나항공 ESG경영팀 팀장은 “SAF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점은 비용이다”며 “아마 항공사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SAF는 일반 항공유보다 비쌀 텐데 만약 항공유 제조사가 해당 비용을 항공사에 부과하면 항공사는 이를 유류할증료처럼 승객들에게 전가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등과 같은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항공기 탄소 배출 규제 코르시아와 관련해서는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르시아는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정한 항공기 탄소 배출 규제로 2027년부터 탄소 배출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항공사는 일정 규모 벌금을 내야 한다. 이날 함께 참여한 문석준 국토교통부 항공기술과장은 “이르면 내년부터 코르시아가 국내 항공업계에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국토부에서 연구용역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탄소감축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항공사들은 대부분 ESG 활동으로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도입 △ESG위원회 운영 △엔진 세척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최근 에어버스사의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로 분류되는 A321-200네오를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나머지 항공사들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