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정말 위기일까...업계와 시장은 다르게 봤다
SK온은 위기일까. 국내 기업으로선 유일하게 중국 CATL·BYD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해온 회사지만, 최근 전해진 부정적 소식들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출렁일 정도였다. 업계·시장은 달리 해석한다. 언젠간 겪어야 할 성장통이란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온 위기설의 진앙지는 튀르키예(터키)였다. SK온과 포드·코치 등이 현지에서 추진하던 배터리 합작사(JV)가 무산될 위기며, SK온을 대신해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이 JV에 참여한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다. 기대치를 밑돈 프리 IPO 성적과 해외 사업장의 저조한 수율이 문제시되던 상황이어서 파장이 컸다.
업계는 프리 IPO 흥행 실패 원인을 SK온의 사업성보다는 위축된 시장 상황에서 찾는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과 경제불황 전망으로 소위 대어로 평가받는 회사들이 줄줄이 수요 예측 흥행에서 참패를 겪었다. 이차전지 종목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분리막 2위 더블유씨피가 흥행에 실패하자 추진하던 IPO를 철회하는 기업이 생겨났을 정도였다.
SK온의 흥행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율 문제가 대두됐다. 수율은 전체 양산품 대비 정상 제품 비율을 일컫는다. 100개를 제작했는데 10개가 불량이면 수율은 90%다. SK온은 헝가리·미국 등 해외공장 가동을 개시한 이후 수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 각 공장의 수율이 정상 범주를 밑돌았다.
수율 논란은 모든 배터리 회사들이 한 차례 이상 겪는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도 과거 유럽공장 신설 때 저조한 수율로 상당 기간 고전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1~2개 공장에서 수율 정상화 작업을 거치면서 노하우가 쌓이면, 이후 신·증설하는 공장에서는 비교적 단시간 내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하우를 쌓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단 의미다. SK온 관계자는 첫 해외 생산설비인 헝가리 이반차 유럽 1공장이 현재 정상 수율을 기록 중이라고 소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 2공장 수율은 80%대 중후반, 가장 최근에 가동된 미국 조지아 1·2공장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배터리 사업 초기 공장의 수율 정상화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수년이 소요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온이 후발주자라서 이제 겪는 것일 뿐"이라며 "유럽 1공장 수율 노하우를 쌓은 인원들이 다른 공장들에 차례로 투입되면, 수율 상승 속도가 높아지고 노하우를 쌓는 인원들이 늘어나 추후 가동되는 공장들의 수율 정상화 작업도 단기간 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결렬된 포드와의 JV와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 전날 KB증권은 최근 전월 대비 주가가 9.4% 떨어진 SK이노베이션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SK온의 튀르키예 수주 불발과 자금시장 위축에 따른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유리해지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튀르키예 투자 취소와 관련해서도 "자금 부족보다는 3조~4조원의 투자 재배분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시장이 판매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배터리업체의 수주 계약은 점점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미국 투자에 집중하는 국내 기업들은 유럽에서 고수익 중심의 수주 활동을 펼치게 될 것"이라면서 "메탈·환율 외에도 전력·인건비 등을 판가 계약에 연동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가 점쳐진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우려도 컸던 것 같다"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SK온이 불가피한 대외 상황과 예상치 못한 악재 등으로 인해 잠시 주춤할 뿐 기본적인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했다. 이어 "자금·수율 등 지적된 사안에 대한 해답을 속속 내놓는다면 SK온을 향한 우려도 결국 불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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