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외전 Zoom人] 정훈희 "나의 '안개'는 남자 배우의 마음을 대변한 것"

2023. 1. 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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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외전]

-가수 정훈희

“67년도에 안개로 데뷔, 다시 불러달라고 할지 생각 못해”

“<헤어질 결심>,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 잘 표현”

“‘안개’ 덕분에 요즘 20~30대•고등학생 팬 생겨”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마음은 세대 상관없는 듯”

“박찬욱 감독이 탕웨이가 아닌 남자 대신하는 마음으로 불러달라 요청”

“67년 목소리보다 지금 감수성이 영화 ‘헤어질 결심’엔 더 잘 어울려”

“말하듯이 툭툭 내뱉으며 부르기가 가장 어려워..송창식과 ‘안개’ 그렇게 불러”

“국악 명창•천재 음악가 정재일과 새 앨범 준비 중”

“‘안개’처럼 다시 세상에 알리고 싶은 노래는 ‘강건너 등불’”

◀ 앵커 ▶

지금 보신 영화 헤어진 결심의 테마곡을 부른 가수 정훈희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훈희/가수 ▶

안녕하세요?

◀ 앵커 ▶

요새 바쁘시죠?

◀ 정훈희/가수 ▶

네, 조금요.

◀ 앵커 ▶

이 노래 부르신 게 이렇게 뜨거울지 예상하셨습니까? 벌써...

◀ 정훈희/가수 ▶

아니요. 전혀 예상 못 했고요. 이 안개를 제가 67년 데뷔곡이거든요.

◀ 앵커 ▶

57년이요?

◀ 정훈희/가수 ▶

67년이요.

◀ 앵커 ▶

67년이요?

◀ 정훈희/가수 ▶

그러니까 이 곡을 다시 불러달라고 할 것도 생각을 못 했었어요.

◀ 앵커 ▶

그런데 이 박찬욱 감독은 원래 정 선생님의 열렬한 팬이라는 말씀을 많이 한 것 같은데요. 소원을 이뤘다 이 말씀까지 한 것 같은데요.

◀ 정훈희/가수 ▶

박찬욱 감독이 많이 들었다는 것은 이건 제 생각인데요. 저 말고도 안개를 좋아서 많이 가수들이 많이 불렀어요. 그 노래 중에서도 송창식 씨가 부른 안개를 많이 들으신 것 같았어요.

◀ 앵커 ▶

그런데 인터뷰 같은 데 특히 정 선생님 말씀을 더 많이 하던데요.

◀ 정훈희/가수 ▶

그거는 뭐 제가 오리지널이라.

◀ 앵커 ▶

노래를 부르시고 이 노래에 영감을 얻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어떤 이야기도 있고.

◀ 정훈희/가수 ▶

그런 말씀하셨어요.

◀ 앵커 ▶

그런데 정 선생님 보시니까 어떻게 노래 부를 때의 감수성이랑 일치합니까? 아니면 좀 다릅니까? 어떻습니까?

◀ 정훈희/가수 ▶

일치해요. 그 영화를 보고요. 뭔가 진짜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그런 기분으로 딱 영화가 끝났는데 노래가 쫙 나오니까요. 그게 그대로 연결이 되더라고요.

◀ 앵커 ▶

어둡고 답답하고.

◀ 정훈희/가수 ▶

이거구나.

◀ 앵커 ▶

로맨틱하고.

◀ 정훈희/가수 ▶

이거구나.

◀ 앵커 ▶

저도 그렇게 똑같이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워낙 거장을 만나서 지금 여기저기 감독상까지도 받았고요. 어떠세요? 이런 모습을 보니까.

◀ 정훈희/가수 ▶

안개가 한국 가요 사상 첫 번째 70년도 제일 처음 외국 가요제에 나가서 한국 노래를 한복을 입고 한국 가수가 한글로 노래한 게 첫 번째예요. 그전에는 많은 가수가 외국을 나갔지만 거의 다 나가서 외국 노래를 불렀죠. 한국 노래를 부른 적이 없거든요, 한글로요. 그런데 거기에서 입상한 최초의 곡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시 56년 세월이 흘러서 영화에서 주제곡이 돼서 상 받으니까 저는 이게 뭐... 정말 놀랍죠.

◀ 앵커 ▶

정말 이렇게 기쁘시겠어요. 어떤 노래가 어떻게 새로 태어났다는 거 있으신가요, 혹시?

◀ 정훈희/가수 ▶

기쁨을 넘어서요. 한국 가요사에 또 한 획을 그은 거거든요. 5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그 노래가 다시 젊은 사람들한테 불려지는 노래가 됐다, 데뷔곡이. 그래서 요즘 그런 거 많이 느껴요.

◀ 앵커 ▶

이 67년의 몇 월에 이 곡을 혹시.

◀ 정훈희/가수 ▶

67년대 몇 월달이냐 하면 그때가 아마 한 5월달? 4월달쯤에 이게요. 레코드 취입을 했는데 영화 주제곡이 된 게 아니고요. 애시당초 영화 주제가를 녹음을 해서 그게 판으로 나온 거예요. 그러니까 이봉규 교수님이 이 노래가 그렇게 히트할지 모르시고요. 안개라는 영화의 OST를 만드시면서 그 주제가로 저를 데리고 가서 녹음을 하신 거죠.

◀ 앵커 ▶

그런데 이 노래 자체가 생명력이 있다고 저도 느끼는 게요. 제가 67년생인데 제가...제가 이 노래를 알 수가 없는데 제가 어렸을 때 너무나 많이 어떤 끊이지 않고 이 노래가 불려지고 연주되고 해서 제가 이 노래를 잘 알고 있었거든요, 어렸을 때도. 그렇다면 제가 그 태어났을 때 시작돼서 제가 꽤 어린 시절에 이 노래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정훈희/가수 ▶

그러니까 이 노래가 그 당시에 67년 노래이면서도요. 유난히 노래가 좀 어려워요. 그러니까 지금 세월이 55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게 다시 요즘 제가 노래하는 곳에 보통 어려야 5학년 후반이고요. 그리고 6학년, 7학년들이 많았는데 요즘 고등학생들이 있는 거예요. 20대, 30대도 있고. 보니까 그 노래를 듣고 이 아줌마가 노래하는 데를 가자.

◀ 앵커 ▶

그래요?

◀ 정훈희/가수 ▶

그래서 엄마, 아버지를 고등학생 아들, 딸들을 데리고 많이 들으러 오세요.

◀ 앵커 ▶

이 노래의 감수성이 아주 어리거나 젊은 친구들한테 안 맞을 것 같은데 그렇군요.

◀ 정훈희/가수 ▶

그러니까 그게 상관이 없나 봐요.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마음은.

◀ 앵커 ▶

어디가나.

◀ 정훈희/가수 ▶

사춘기 되면 그 안갯속을 헤매는마음이 어떤지 대충 알죠, 그렇죠?

◀ 앵커 ▶

67년에 부르실 때랑 지금이랑 목소리가 조금 달라지셨죠?

◀ 정훈희/가수 ▶

많이 달라졌죠. 그때는 그냥.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그냥 이렇게 불렀죠. 그런데 지금은. 나 홀로~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살면서 나 혼자라는 그런 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잖아요.

◀ 앵커 ▶

그렇습니다.

◀ 정훈희/가수 ▶

남편도 있고 부모님도 계시고 형제들도 있고 자식도 있고 다 있는데 유난히 그럴 때가 세상에 나 혼자만 남은 듯한. 그러면서도 앞이 안 보이는 안개를 헤치고 나가고 싶은 그런 마음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거는 이미 사춘기 때도 느끼고 저도 많이 느꼈죠.

◀ 앵커 ▶

그런 지금 말씀하신 어떤 쓸쓸하고 암담하고 조금 외롭고 약간 어떻게 보면 로맨틱하기도 하고 영화에서 보면 더 여배우에 더 녹아 있습니까? 보시기에는 남자 배우에 더 녹아 있습니까? 보시기에 누구의 감정에 더가까운가요?

◀ 정훈희/가수 ▶

박찬욱 감독이 이런 말을 이렇게 하신 것 같아요. 선생님은 탕웨이가 아니고 남자를, 남자를 대신해서 하는 마음이고 되레 송창식 씨가 부르는 파트가 여자마음인 것 같다. 그런데 그거는 상관없죠. 어차피 남녀가 같이 안갯속을 헤매고있으니까요.

◀ 앵커 ▶

송 선생님의 목소리는 이 노래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 정훈희/가수 ▶

그렇죠? 그런데 안 하려고 했어요, 처음에요.

◀ 앵커 ▶

왜요? 정 선생님이 안 하려고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훈희/가수 ▶

아니요. 저도 처음에 저 그때 5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어떻게 해요. 지금 목소리 좋아요 했는데 창식 형은 성대 결절로 수술 두 번 했거든요. 제가 송창식 씨를 창식이 형이라고 해요. 그런데 당신이 안 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박찬욱 감독한테 그러면 그냥 창식이 형 노래하는 데 쳐들어가자. 그래서 그냥 노래 하는 데 쳐들어가서 형 하자 그랬더니 안 돼, 나 그때 소리 안 나. 그래서 누구는 나니? 나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나 지금 목소리 좋으시대. 나도 형, 박 형 목소리지만 난 지금 목소리도 좋아. 옛날 목소리도 좋아했지만 지금 목소리도 좋아. 그러니까 형 가자. 그래서 녹음한 거예요.

◀ 앵커 ▶

그런데 이 노래 감수성 자체는 선생님 지금 목소리가 훨씬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많이 받지 않으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노래 자체의 감수성이나 깊이는 지금이 훨씬.

◀ 정훈희/가수 ▶

저도 그래요. 왜냐하면 그때는 그냥 소리가 뻥 나고 많이 올라가고 이렇게 불러 재끼면 노래 잘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제일 노래하기 어려운 게 말하듯이 그냥 툭툭 뱉으면서 거기에 가사의 뜻과 모든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소리. 그게 그렇게 노래부르기가 제일 힘들어요, 이제. 그런데 이 안개를 창식이 형이나 저나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그 생각을 합니다.

◀ 앵커 ▶

송창식 선생님의 어떤 목소리도 과거하고 지금하고 이 노래에는 지금이 더 어울리시는 거 아닌가요?

◀ 정훈희/가수 ▶

네, 지금. 지금 어울리죠.

◀ 앵커 ▶

지금 어디 살고 계신가요?

◀ 정훈희/가수 ▶

저요? 저는 부산이요.

◀ 앵커 ▶

부산에서 활동하시죠?

◀ 정훈희/가수 ▶

네. 이 방송 하러 부산에서 온 거예요.

◀ 앵커 ▶

감사합니다.

◀ 정훈희/가수 ▶

아니...MBC 뉴스에 제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 앵커 ▶

요새 박찬욱 감독 영화 자체도 뜨겁지만 정 선생님 이 주제곡 자체가 저희 방에서도 매일 듣는다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이 OST를.

◀ 정훈희/가수 ▶

노래를 이렇게 한 곡을 들으면 그래, 잘 들었다, 이런 마음이 보통 드는데 이 노래는 뭔가 듣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든대요. 그래서 자꾸 듣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 앵커 ▶

결핍이 있습니다, 듣고 나도. 듣고 나도 어떤.

◀ 정훈희/가수 ▶

채워지지 않는.

◀ 앵커 ▶

그러니까 어떤 말씀하신 대로 끝난 것 같지 않고 또 여운도 남고.

◀ 정훈희/가수 ▶

그러시다고 하더라고요.

◀ 앵커 ▶

오스카는 기대하시죠?

◀ 정훈희/가수 ▶

너무너무 원하고, 너무 원하죠.

◀ 앵커 ▶

지금 앞으로 이제 연세가 조금 들어가시기 시작하시니까요.

◀ 정훈희/가수 ▶

우리 둘 다 전부 7학년 초반, 중반이니까.

◀ 앵커 ▶

앞으로는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세요?

◀ 정훈희/가수 ▶

지금은 이번에 송창식 씨하고도 이 안개를 이렇게 해서 드디어 기록을 남기게 됐거든요. 그래서 제가 저는 또 국악을 좋아해요. 국악을 좋아해서 명창 중의 명창 선생님 몇 분 중에서 저랑 같이 이렇게 두런두런 얘기하듯이 하는 그런 음악을 또 정재일이라는 우리 음악계에서는 천재라고 얘기를 합니다. 정재일 씨가 어떤 좋은 곡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런 기회가 다시 한번 있을까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앵커 ▶

지금 앨범을 그러니까 준비하고 계신...송창식 선생님은 어떻습니까? 송 선생님.

◀ 정훈희/가수 ▶

창식이 형 하고는 노래 몇 곡 부른 게 있으니까 이제 안개 있으니까 노래 한두 곡 더 집어넣어야죠.

◀ 앵커 ▶

지금 이렇게 보면 안개가 다시 한 50년 만에 다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하는 건데 혹시 기존의 노래 중에 안개처럼 이렇게 좀 다시 한번 알려졌으면 하는 어떤 애정을 가지신 곡이 있나요? 다 애정이 있으시겠지만요, 물론.

◀ 정훈희/가수 ▶

다 애정이 있고요. 다 애정이 있고 꽃밭에서도 가수마다 다 다른데요. 느낌이 다 다른데 워낙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많으니까. 꽃밭에서도 그렇고요. 제 개인으로는 강 건너 등불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제가 지금 그 노래를 못 해요. 왜 못하냐면 노래하다가 말하는 것도 지금...그 당시에 그게 그 노래가 나왔을 때 60년대 후반에 제가 월남을 세 번 갔다 왔거든요. 그래서 그때 특히 제가 부대위문을 많이 다녔어요. 그래서 이 나이가 드니까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되고 이런 세월을 집집마다 큰오빠, 큰언니, 큰누나들이 다 이렇게 고생을 해서 우리를 잘 살게 해줬다, 그런 그게 있어서 강 건너 등불을 하면 유난히 이렇게 눈물이 나서 노래를 못하거든요.

◀ 앵커 ▶

제가 여람되지만 강 건너 그 노래는 잘 모르겠습니다. 강 건너는 뭐예요?

◀ 정훈희/가수 ▶

그렇게도 다정하던 그때 그 사람~언제라도 눈 감으면 보이는 얼굴~노래가 굉장히 슬퍼요. 가사도 그렇고요.

◀ 앵커 ▶

제가 방송 끝나고 꼭 전 곡을 들어볼게요.

◀ 정훈희/가수 ▶

그래서 이런 노래들을 후배들이 다시한번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 앵커 ▶

젊은 친구들도 정 선생님을 새로 재발견하고 새로 알아가기 시작하는데요. 본인을 젊은 친구들한테 어떤 가수로 소개하십니까?

◀ 정훈희/가수 ▶

구태여 내가 누구라는 이야기는 안해요. 안 하고 그거는 뭐 저 선배가 누구인가 하고 궁금하면 보는 거고요. 봐라 얘기는 안 하고 다만 다들 잘하니까 그런 후배들을 볼 때마다 나는 일찍 태어나서 노래하기를 잘했다. 요즘 태어났으면 가수도 못 할 뻔했다.

◀ 앵커 ▶

별 말씀을요.

◀ 정훈희/가수 ▶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앵커 ▶

지금 말씀하셨지만 한국 젊은이들의 세계적인 경제력은 어디에서 오는 거라고 보십니까? 보시기에.

◀ 정훈희/가수 ▶

우리가요. 유난히 목청이 좋아요. 목에서 나오는 소리 자체가 좋아요. 그러면 이 목청이 좋다는 건 우리의 판소리를 들어보면 여기서부터 소리를 이렇게 끌어내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우리 한글이 그래요. 한글이 다른 나라처럼 여기에서 이렇게 내는 소리가 아니고요. 여기서부터 내는 소리가...

◀ 앵커 ▶

발성 자체가.

◀ 정훈희/가수 ▶

발성 자체가. 그러니까 한글을 말하면서부터 우리도 모르게 발성 연습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어디 가서 특히 아시아권에, 세계 가요제 가면 아시아권의 사람들하고 여러 명이 올라가잖아요. 그러면 결국은 맨 마지막에 상 받는 건 아시아권에서 저 코리아, 코리아 하나였거든요. 그거는 유난히 소리가 그 소리들하고 달랐던 거죠. 그래서 우리 후배들이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 것 같아요.

◀ 앵커 ▶

여쭤볼 게 많은데 시간이 뉴스가 짧습니다.

◀ 정훈희/가수 ▶

아닙니다.

◀ 앵커 ▶

오늘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 정훈희/가수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훈희/가수 ▶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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